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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감옥가거나 해임건의 당하거나… 국방장관 4연속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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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한국당,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 김관진 '징역형, 한민구· 송영무 '해임 건의' 경고에 이어 / 김관진· 한민구는 정권 업보로· 宋과 鄭은 말 잘못 해

세계일보

국방부 장관은 어깨에 힘을 줄 만한 자리다. 군 생활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국방부 장관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안다. 별 한 개짜리 장군의 위세도 어마어마한데 국방장관은 보통 현역 때 별 4개를 단 ‘대장’출신들로 육해공군을 통할한다. 4성 장군들인 육군·공군·해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각 군의 장성들이라면 누구나 꿈꿔 볼 만한 자리인 셈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국방장관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위엄에 금이 가고 군인으로서의 명예마저 너덜너덜해지고만 장관도 있었다. 특히 2010년 이후 국방장관들이 옥살이를 하거나 걸핏하면 국회의 ‘해임 압박’에 시달리는 등 시쳇말로 모양새 빠지는 사례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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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대 정경두 "서해상의 여러 불미스러운" 말했다가, 국회 본회의 상정은 2005년 7월 윤광웅이 마지막

자유한국당은 22일 소속 의원 113명 전원의 이름으로 정경두 제46대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냈다. 한국당은 해임건의안 제출 이유로 "국회 대정부 질문 자리에서 정 장관이 ‘서해수호의 날’ 질문에 대해 '서해상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것은 국방부 장관의 안보관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헌법적 인식을 보여준다"라는 점을 내세웠다. 이어 "북한의 일방적 충돌이 아닌 쌍방과실에 의한 충돌이란 (정 장관의) 인식은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등 더이상 국방업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때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서해 수호의 날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자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정 장관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충돌이 있었다"며 수습한 뒤 다음날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정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까지 간다면 2005년 7월 39대 윤광웅 국방장관(부결)이후 14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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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대 송영무, 말 실수의 종합선물세트...야당, 해임 건의안 꺼냈다 말았다

정 장관 전임인 송영무(오른쪽) 45대 국방부 장관은 잇단 말실수로 청와대를 난처하게 만들었고 야당은 '해임건의안'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청와대 국민게시판엔 '옷을 벗겨야 한다'는 글도 여러 건 올라 왔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방 사령탑에 오른 송 전 장관은 "여자들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좀 있다", "연설과 미니스커트는 짧을 수록 좋다". "김관진 전 장관이 석방돼 다행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학자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라는 등 정제되지 않은 설화가 잦아 곤욕을 치렀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7월 송 전 장관의 기무사 게엄문건 부실보고와 잦은 실언을 문제삼아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기까지 했다.

해임건의안은 문재인 대통령 방북 등으로 수면아래로 가라 앉았지만 송 전 장관은 백두산에 가서도 말 실수를 이어갔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방문해 한라산을 찾을 경우 "한라산에 해병대를 동원해 헬기장을 만들겠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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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대 한민구, 43대 김관진도 해임건의안에 시달려...김관진은 옥살이까지

44대 한민구(왼쪽), 43대 김관진(오른쪽) 전 국방부 장관도 해임건의안에 시달렸다.

박근혜 정부 당시 한민구 전 장관은 2016년 7월 사드배치 결정, 2016년 11월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등에 따라 야당, 진보성향 시민단체들로부터 '해임' 단어를 숱하게 들었다. 정작 그를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당한 뒤에는 '해임'요구가 잦아들었다. 국방장관에 대한 공격과 압박은 사실상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향한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43대 김관진 국방부 장관(2010년 12월 4일 ~ 2014년 6월 29일)은 더 기구한 운명이다. 해임을 떠나 옥살이를 했고 지금도 법정에 들락거리고 있다. 역대 국방부 장관 중 23대 윤성민 장관(1982년 5월 21일 ~ 1986년 1월 8일)에 이어 두 번째 장수 장관이라는 기록도 세웠지만 강성 이미지로 '해임'압박을 여러차례 받았다. 퇴임후엔 국정농단에 얽혀 징역형을 선고(1심 징역 1년 6월, 불구속)받았으며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김관진, 한민구 전 장관은 정권의 업보 때문에 '해임'단어와 가까이 했다. 이와 달리 송영무 전 장관, 정경두 장관은 본인들의 설화로 '해임 건의'소리까지 듣게 됐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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