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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용균법 이후 계속되는 사고…더딘 개선에 답답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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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생각보다 느려 실망스러워"

"안전 대책과 함게 임금에 대한 변화 필요"

뉴스1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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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현장의 노동자들은 답답하고 실망감이 큰 상황입니다."

지난해 12월11일 충남 태안의 태안화력발전소에 홀로 컨베이어 점검을 하던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씨는 그 벨트에 끼여 숨을 거뒀다.

20대 청년의 죽음으로 인해 지난 2016년 구의역 사고 이후 잠시 시들했던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다. 비정규직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정치권과 정부는 머리를 맞댔다. 문재인 대통령도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27일 여야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쟁점 사항에 합의했다. 이로써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와 배달종사자, 가맹사업자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 등 의무를 강화했다. 또한 법인 벌금형을 최대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아직도 노동 현장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1월 경기도 화성의 한 공장에서, 2월에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4일에는 김용균씨가 근무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하청업체 직원 A씨가 근무 중 쇄골과 갈비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A씨는 20년 이상 일해 숙련됐고 2인 1조로 근무에 나섰음에도 크게 다칠 정도로 아직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터에는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태안화력발전소는 김용균씨가 목숨을 잃은 뒤 특별근로감독관이 시행된 곳으로, 안전 TF팀이 구성돼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을 했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했다.

계속된 사고뿐만 아니라 발전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논의도 크게 진전이 없다. 여기에 특별노동위원회 구성과 김용균씨의 죽음에 대한 진상조사 등도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아직까지 정부가 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규직 전환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일부 노동자들은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몇몇은 불안함에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도 겪고 있다.

다소 부정적인 분위기에서 지난 19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을 확정했다. 정부는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기관장에게 묻기로 하는 등 기관장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최근에 문재인 대통령도 목소리를 내는 등 분명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에 했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많은 대화 창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태성 간사는 "무엇보다 인원 보충이 돼야 한다. 현재 노동 환경이 좋지 않아 청년들이 입사해도 금방 퇴사를 하는 분위기다. 안전 대책과 함께 임금에 대한 부분도 분명 변화될 필요가 있다"면서 "인원이 보충돼야 2인 1조 체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물론 이를 시행하기 위해 여러 승인이 필요한데 빨리 이러한 과정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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