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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엘리엇의 완패… 현대車 주총서 제안 모두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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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개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에 열려 올해 첫 '수퍼 주총 데이'로 주목받은 22일 첨예한 쟁점을 가진 기업들 주총에서도 현 경영진 제안 안건이 대부분 통과되는 등 큰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거센 공격을 받은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주총에서는 사측이 엘리엇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고 분식회계 혐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소속 연예인 성 접대 의혹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도 현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 선임안 등이 별다른 논란 없이 채택됐다.

조선비즈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차 주주들은 현금배당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에 반대하고 현대차 제안에 찬성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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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초고액 현금배당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제안했지만 표결 결과 보통주 1주당 3000원을 배당하기로 한 현대차 제안이 찬성률 86%로 가결됐다. 엘리엇 제안은 찬성률 13.6%에 그쳤다. 한 주주는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에 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면서 "현대차가 향후 실적이 개선되면 적극적인 배당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차 추천 후보 3명, 엘리엇 추천 후보 3명 등 총 6명의 후보를 놓고 진행된 사외이사 선임 찬반 투표에서도 현대차 추천 후보들은 70~90%대 찬성률을 기록했지만 엘리엇 추천 후보들은 10%대 찬성률에 그쳤다. 같은 시간 진행된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엘리엇이 제안한 현금배당안은 부결됐고 엘리엇 추천 사외이사 후보 2명 선임안도 부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글로벌캠퍼스 대강당에서 정기 주총을 열었다. 주총에 앞서 국민연금이 고의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재무제표 승인안, 사내이사 선임안, 사외이사 선임안,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에 대해 모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총 결과 해당 안건 모두 그대로 통과됐다. 이날 주총에는 사전에 마련된 250석보다 많은 주주 291명이 참석했다. 주주들은 "대외 이슈에도 불구하고 의장과 경영진이 합심해 회사를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성 접대 의혹으로 소속 연예인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도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YG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은 최근 불거진 승리의 성 접대 의혹, 국세청 세무조사 등으로 인해 2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소액 주주들이 거세게 항의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도 있었지만 주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15분 만에 끝났다. 양 대표이사는 주총에 앞서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관계 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네이버 주총에서도 한성숙 대표이사,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637명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83만7000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포함해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안이 원안 그대로 의결됐다. 당초 네이버 노조는 주총에 참석해 사측에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집행부만 참석해 해외 투자 성과에 관한 질문만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늘 주총에서는 기업이 겪고 있는 각종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경영진에 힘을 모아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주주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주주들이 항상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제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한 기자(kimstrong@chosun.com);강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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