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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K팝은 트위터 부활의 주역… 작년 트윗만 53억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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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 CEO,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매출

"트위터의 부활은 K팝 스타들과 팬들이 '하드캐리(Hard Carry·주인공 한 명이 승리를 주도했다는 뜻의 게임 용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덥수룩한 수염에 검은색 모자를 쓰고 기자 간담회장에 나타난 잭 도시(43) 트위터 창업자는 "K팝이 트위터를 젊고 활기찬 플랫폼으로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일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잭 도시(43) 트위터 창업자는 "K팝 덕분에 트위터에 젊은 이용자들이 늘어났다"며 "K팝 스타와 팬들이 트위터의 부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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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2006년 창업 뒤 승승장구하다가 2010년대에 하락기를 맞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경쟁 업체가 치고 올라왔고, 자체 수익 모델 개발에 실패한 탓이다. 도시는 요가에 심취하고 패션 모델로 활동하면서 일을 소홀히 한다는 이유로 2008년 CEO 자리에서 쫓겨났다가, 경영난이 심화된 2015년 복귀했다.

도시는 "K팝 팬들이 트위터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 어떤 소셜미디어보다 훨씬 빠르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특유의 짧은 문장으로 대화하는 형식이 스타와 팬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작년 트위터에서 발생한 K팝 관련 트윗은 53억건이었다. 같은 해 러시아 월드컵 관련 트윗(6억7000만건)의 8배다. 작년 세계에서 트윗이 가장 많은 계정은 방탄소년단이었다.

트위터는 지난 2017년 4분기에 창업 12년 만에 첫 흑자를 냈고, 지난해 4분기엔 사상 최대 매출인 9억900만달러(약 1조원)를 기록했다. 트위터는 올해 K팝 가수와 함께하는 생방송을 작년 34회에서 50회로 늘릴 계획이다.

도시는 "트위터는 결국 여러 사용자에게 공론의 장을 펼쳐주는 게 주된 기능"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에서 소셜미디어를 사용해 학교 내 성폭력 사태를 고발하고 실제 수사로도 이어진 '스쿨 미투'를 사례로 들며 "트위터가 불의에 맞서는 통로로 이용된 점이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또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과 같이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는 정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들을 수 있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열린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정치인과 연예인들이 어떤 내용을 트윗할지 강요할 수 없다"고 답했다.

도시는 "온 회사가 가짜 뉴스와 악성 트윗을 검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트위터는 지난 16일 뉴질랜드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직후 이를 옹호하는 내용이 올라오며 곤욕을 치렀고, 북한 관련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계정이 버젓이 활동하는 문제들이 지적돼 왔다. 그는 "AI(인공지능)를 사용해 불쾌한 내용을 잡아내는 속도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트위터는 매주 부적절한 계정을 800여만개씩 차단하고 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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