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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베테랑 이청용 결승포…한국, 볼리비아전 1-0 승리[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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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청용이 22일 볼리비아전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속 터지는 86분 끝에 한 골이 터졌다. 이청용이 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소나기 슛을 퍼부은 끝에 후반 41분 이청용의 헤딩 결승포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 지난해 평가전에서 두 번 연속 0-0으로 비겼다. 이날 3번째 평가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이겼다.

한국은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주포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골결정력 미숙과 상대의 강한 저항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뭐에 씌운 듯 한국의 슛은 계속 빗나갔다. 이렇게 안 터질 수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볼리비아는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하는 등 36시간에 걸친 비행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수비 응집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 교체투입된 이청용이 마지막에 해냈다. 한국 축구는 이로써 벤투 감독 부임 뒤 8승4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벤투 감독은 예고대로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해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다. 지동원이 섀도우 스트라이커처럼 움직이며 손흥민을 보좌했다. 2선에 황인범과 나상호, 권창훈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역시 화력을 도왔다. 중앙 미드필더는 주세종이 봤다. 포백은 왼쪽부터 홍철 권경원 김민재 김문환이었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국가대표팀 발탁으로 화제를 모았던 18세 이강인은 벤치에 앉았다. 이강인과 함께 최초 발탁된 백승호는 감기 증세를 보인 정우영과 함께 23명 출전 엔트리에서 아예 빠졌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로, 60위인 볼리비아보다 한 수 위 전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홈 이점까지 겹치면서 전반 초반부터 맹공을 펼쳤다. 문수축구경기장에 모인 4만 관중의 열기까지 더해져 태극전사들은 폭풍처럼 원정팀 수비라인을 헤집었다.

아쉬운 것은 결정력이었다. 한국은 전반 4분 주세종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8분엔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다. 왼쪽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를 지동원이 헤더로 연결한 것이다. 수비수가 완벽하게 놓쳐 혼자 슛을 시도했음에도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전반 32분에도 다 잡은 득점 기회를 놓쳤다. 나상호가 왼쪽에서 황인범과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했고 수비수들이 지동원에게 몰린 사이 단독으로 대기하던 손흥민에게 내줬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41분에도 단독 찬스를 맞아 슛했으나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손흥민도 허탈한 듯 웃었다.

후반에도 ‘한 방’이 아쉬웠다. 손흥민의 후반 2분 코너킥 때 헤딩슛이 살짝 빗나가더니, 4분 뒤 권창훈이 상대 수비를 완벽하게 따돌리고 쏜 왼발 슛도 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후 황의조와 이승우가 들어갔고, 황의조가 후반 23분에 또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오른발 슛이 볼리비아 골키퍼 정면에 안기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25분 황인범 대신 이청용을 투입하면서 권창훈을 측면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돌리는 등 공격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두 줄 버스’를 세우고 결사항전한 볼리비아의 방어선을 뚫지 못했다. 후반 37부 이승우의 폭발적인 드리블 뒤 오른발 터닝 슛까지 크로스바 위로 뜨면서 모든 관중이 탄식했다. 득점 없이 0-0으로 끝날 것 같은 순간 이청용의 골이 폭발했다. 홍철의 왼쪽 크로스를 이청용이 상대 수비 뒤에서 훌쩍 뛰어올라 머리로 찍었다. 기성용 구자철과 달리 대표팀에 잔류한 31살 이청용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날 가장 안타까운 선수는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이었다. 일주일 전 들어와 시차와 컨디션 정비를 마친 그는 벤투호 7경기 무득점 징크스를 깨기 위해 종횡무진 뛰어다녔으나 득점에 또 실패했다. 결정적인 골 찬스가 3번 가량 있었으나 슛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이날 이진현 김정민과 끝까지 몸을 풀었으나 출전하지 못했다.

벤투호는 오는 26일 오후 8시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남미 강호 콜롬비아와 격돌한다. 콜롬비아는 이날 일본과 원정 A매치에서 후반 19분 라다멜 팔카오의 페널티킥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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