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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대북사업 현실성 사라지고 있어’ 건설업계, 깊은 상실감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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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건설사 "앞으로 남북 관계 조금 더 지켜봐야할 거 같다" 신중론

뉴시스

【서울=뉴시스】이윤청 수습기자 =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22일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 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통일부는 "정부는 북측의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측이 조속히 복귀하여 남북 간 합의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개성공단기업협회의 모습. 2019.03.22. radiohea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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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신정원 박성환 이인준 김가윤 기자 = 대우건설을 비롯해 남북 경협 재개에 큰 기대를 걸어온 건설사들은 22일 개성 남북연락 사무소 철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북한의 결정에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일부 업체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켜켜이 쌓아온 남북 데탕트와 경제협력 재개의 '허상'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보였다. 아직 남북 경협이 재개돼지 않았고, 태스크 포스(TF) 정도를 꾸린 단계여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그룹이 깊숙이 발을 담궜다가 남북관계 급랭으로 가동을 중단한 금강산 관광 사업이나, 개성공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겠냐는 뜻이다.

김우중 회장 시절 남포공단 등 선제적으로 북방 사업을 벌여온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뉴시스와 통화에서 북측의 개성연락소 철수 통보와 관련 “새로운 먹을 거리에 대한 희망을 이제는 책상 서랍에 다시 넣어야 할 때”라며 깊은 실망감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점점 대북사업의 현실성이 사라지고 있다”며 북측의 이번 연락소 철수 결정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남북 화해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여서 대북 전담팀을 해체하지는 않겠다”면서도 "당분간 대북 사업보다 해외시장에서 일감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북사업을 향한 미련을 당분간 접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앞서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 화해 협력의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해 전략기획사업본부 산하에 일찌감치 북방사업지원팀을 꾸리는 등 경협 재개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남포 공단,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경수로 사업에 참여하는 등 대북 사업경험이 풍부한 만큼 북한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재도약하겠다는 포석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A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 관계를 조금 더 지켜봐야할 거 같다”면서 경협재개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정책 기조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낙관론’에 취해 북핵 문제라는 냉엄한 현실을 애써 무시한 것은 아닌지 자성했다. 그는 “경협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남북이 지혜를 합쳐야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대부분 “불행 중 다행”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나, 박근혜 정부 시절 폐쇄된 개성공단의 사례에 비춰볼 때 아직은 TF를 준비 중인 단계여서 남북관계 급랭의 후폭풍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북한의 도로, 철도를 비롯한 인프라 재건에 깊숙이 발을 담갔다 북미 관계 급랭 등 역풍이 불며 물러나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는 의미다.

H건설 관계자는 “회장이 남북경협 관련 위원회 직책을 맡고 있긴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움직여온 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경협관련 준비 중인게 없어서 흐름만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북한의 철수 결정 이후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면서도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외부 강연을 듣는 등 내부적으로 (남북경협 재개를) 준비하던 중이라 당장 큰 변화나 대응은 없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C건설 관계자는 “남북 경협 관련해 현재 인프라 사업을 준비 중인게 없다”면서 “따로 TF를 꾸리지 않았고, 흐름을 지켜봐온 상황이어서 이번 철수 이후 변화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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