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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제재에 남북관계 흔들며 응수…한반도정세 4월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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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대화중단·실험재개 거론 이어 연락사무소인원 철수로 南압박

북미교착 지속시 4·11최고인민회의 계기 北 '새로운길' 제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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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와 관련해 정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북한이 22일 남북관계의 상징적 장소인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하면서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한층 더 불투명해지는 양상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개설된 것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만, 남북 간 판문점 연락관 채널 등이 여전히 살아있는 만큼 이번 조치가 남북대화 단절을 의미하는 조치라기보다는 대남 불만을 표하는 상징적 조치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기류 속에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남북경협에 독자적으로 속도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 대북제재 완화 목소리를 발신하지 않고 있는 상황 등에 대한 불만 표시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북미대화의 교착이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핵·미사일 실험 재개 카드를 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한미 정부의 대응, 남측 여론의 향배 등을 '간 보기' 하는 차원에서 상징적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북관계에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한국 정부가 미국의 유연성 발휘를 설득하도록 촉구하는 의미도 없지 않아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미 설득을 압박하기 위해 북측 인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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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충실히" 美와 발맞추는 정부…대북전략 고심 (CG)
[연합뉴스TV 제공]



그런 각도에서 보면 이번 조치가 나온 시점이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불법 환적 거래에 관여한 혐의로 중국 해운회사 2곳을 제재하는 등 대북제재를 강화한 직후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전반적으로 한미의 기류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한반도 관련 대화의 판이 깨질 수 있음을 한미 양측에 '경고'한 것일 수 있어 보인다.

한미가 현재의 대북 기조에 급격한 변화를 가하지 않는 한 북한은 다음 단계의 대남, 대미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대북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내 남측 인력 철수 요구가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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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 연락사무소서 철수
(서울=연합뉴스) 통일부가 북측이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9월 14일에 촬영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내부 모습. 2019.3.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한반도 정세는 당분간 '꽃샘추위'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품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 언론에서 잇달아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영변 폐기-민간경제 분야 제재 해제'의 구도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오히려 미국은 지금 대북제재망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러시아로 파견한 것에서 보듯 한미를 향해 '어깃장'을 놓는 것과는 별개로 러시아, 중국과는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출구를 모색할 공산이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통한 중·러와의 정상회담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외교가에선 보고 있다.

그와 동시에 한미를 상대로는 압박의 수위를 올려가며, 핵·미사일 실험 재개와 같은 중대 도발 카드로 판을 흔들지를 계속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북미대화 중재에 외교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하지만 북미 간의 입장차이가 워낙 큰 데다, 한미 대북정책 엇박자 설이 나오고, 북한도 한미공조를 중시하는 우리 정부의 기조에 불만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촉진자' 역할을 할 공간도 작년에 비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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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장현경,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북한 최고인민회의(4월11일)가 열릴 예정인 다음 달 한반도 정세가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최고인민회의에선 대외정책에 대한 결정도 이뤄지는데 현재의 북미 대치구도가 그때까지 이어질 경우 북한에서 대미, 대남 정책 조정 내지는 변화 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본부장은 "북한이 주요 국가 공관장을 평양에 불러들인 데 이어 남북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까지 철수한 것은 비핵화 협상 전략과 대외정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징후일 수 있다"며 "따라서 조만간 북한이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나 정부 명의로 비핵화 협상과 관련 대외적으로 강경한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 조치와 관련, "북한의 '새로운 길' 발표가 임박한 신호일 수도 있다"며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를 앞둔) 4월 초가 중요하겠다"고 전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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