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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규모 제대로 안 밝혀…아시아나항공 ‘재무 위기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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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 “충분한 자료 못받아”

대기업으론 이례적…한정의견

정정 공시 보니 작년 실적 훨씬 악화

항공사 존속 가능성에도 의문 제기

회사쪽 “이른시일내 재감사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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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회계법인이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기업이 ‘적정’이 아닌 한정 의견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부채비율 600%가 훌쩍 넘고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위기 또한 다시 불거지고 있어 ‘존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시장의 불신과 동요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를 보면, 삼일회계법인은 “운용 리스 항공기의 정비 충당 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 지난해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재무제표 금액의 수정이 필요한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회계법인에 제공하지 않아 한정 의견을 냈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한정’ 의견을 받았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임차(리스) 사용하는 경우 정비에 필요한 금액을 회계 장부에 포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이 정비 예상 비용을 반납하는 연도 회계에 일괄로 포함시키던 기존 규칙을 바꿔 매번 장부에 현재가치로 평가해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채로 포함되는 마일리지 이연수익 규모와 지난해 상장된 에어부산(아시아나 지분율 44.17%)의 종속기업 여부 등에 대한 삼일과 아시아나 양쪽 의견이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감사인의 지적사항을 일부 반영해 재공시한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8506억원에서 6조7892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784억원에서 887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순손실은 104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부채비율은 504.9%에서 625.0%로 수정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의 존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환율·유가 등 대외변수, 항공업 경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경쟁력 강화 여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산업은행(주채권은행)과의 양해각서 이행 결과 등이 불확실성의 근거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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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의 ‘심층관리’ 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산은과 양해각서를 맺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영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에 실패한 끝에 지난해 12월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등에 대한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한정 의견을 받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 발표한 영구채(금리 8.5~11%) 발행 계획마저 취소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을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신용등급이 현재 BBB-보다 아래로 하락하면 조기 상환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회계연도 감사에서도 한정 의견을 받게 되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른 시일에 재감사를 신청해 한정 사유를 신속히 해소하고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회사가 증빙을 추가하고 이견을 조율하면 재감사를 수행할 수 있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쪽 의지에 달린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재감사가 이뤄진다 해도 실적과 부채비율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으로 재감사 과정에서 이번에 정정 공시된 재무제표상 실적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도 더 크게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22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25일 거래소가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뒤 26일 거래가 재개된다.

최하얀 신민정 이완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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