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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며 자라는 아빠]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딸아이 기특한 말에 깜짝깜짝 놀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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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수씨(38)와 첫째 유주(4)가 거실에서 구르기 놀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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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를 런닝머신으로 해서인지 첫째는 무척이나 활동적입니다(웃음).” 첫째 유주(4)가 인터뷰 중인 아빠의 몸을 등산하듯 오르는 동안에도 최연수씨(38)가 활짝 웃는다. 유주와 아준 두 아이의 아빠인 최씨는 첫째 유주가 태어난 후 2년 동안 재택근무을 했다. 자연스럽게 육아에 참여하게 되었다. 최씨가 출퇴근을 하는 지금은 아내 장은혜씨(32)가 육아를 맡지만,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 중인 아내를 위해 주말에는 최씨가 육아를 전담하며 아내에게 공부할 시간과 여가시간을 주려고 노력한다.

최씨는 출근을 하는 지금도 퇴근을 하면 매일 아이들을 재운다. “워낙 활동적인 유주를 재우기가 보통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그래도 책을 읽어주며 재우는데, 처음에는 비행기로도 모자라 목마까지 태워주며 지칠 때까지 몸놀이를 해야만 잠이 들었죠. 자다 깨서도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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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유준이가 아빠의 몸을 ‘등반’하는 사이 둘째 아준이도 누나 옆에 붙어 홀로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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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준이가 아빠와 누나의 도움을 받아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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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유주와 이제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둘째 아준이를 위해 충격방지 매트리스를 거실에 빈틈없이 깔았다. 그 위에서 돌이 막 지난 아준이가 걸음마 연습을 한다. 아준이가 아빠와 누나의 손을 잡고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유주는 느린 아준이의 걸음이 영 답답했을까. 걷기 연습을 잠시 쉬는 동안 아빠에게 몸놀이를 하자고 달려든다. 이번 놀이는 ‘구르기’. 유주가 아빠와 함께 거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구른다. 한 번 구를 때마다 최씨의 입에서 소리나 나온다. “끙”. 몸은 힘들지만 유주의 웃음을 보며 최씨는 구르고 또 구른다. 그의 몸은 비행기도 되고, 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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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수씨가 유주·아준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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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가 아빠와 ‘최애(가장 좋아하는)’책인 공룡책을 읽던 도중 아준이가 책을 찢어 유주가 울상을 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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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처음 시작할 때는 모르는게 너무 많았습니다. 분유나 이유식을 육아책이나 설명서에 나온 정량만 주었습니다. 딱 표준에 맞게요.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구요. 아이들마다 각자에 맞는 양이 있는데 그걸 제가 몰랐던거죠. 그것 때문에 밥양이 줄어든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최씨는 요즘 유주가 밥을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 고민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유주는 밥을 먹을 때 음식물을 입천장에 붙여놓고 말을 하느라 식사 시간이 1시간을 넘을 때도 있다. “유주와는 이제 말을 통하니까 밥을 다 먹으면 유주가 좋아하는 젤리를 준다고 하면서 일종의 거래를 하기도 하죠.” 최씨는 책에 나온 육아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육아법으로 하나씩 고민을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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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가 아빠에게 젤리를 받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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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가 아빠에게 받은 젤리를 계속해서 아빠의 입에 넣고 있다. 유주는 아빠에게 “삼촌도 젤리 줘야지”라며 기자에게도 젤리를 챙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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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소독을 위해 전기포트에 식초물을 넣어 놓고 깜박하고 그 물로 아준이 분유를 탔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응급실을 찾아가거나 119를 부른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텐데 그래도 지금은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먼저 찾아보고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죠.” 식초물로 분유를 탔다는 말에 기자가 놀라 괜찮냐고 질문에도 최씨는 “네. 먹은 양도 많지 않고 또 분유를 타며 물을 넣어 희석돼서 괜찮은 것 같더라구요. 평소보다 물을 좀 더 많이 먹이라고 하더라구요”라며 “유주 때는 분유를 정량만 줬는데, 아준이에게는 자기가 먹고 싶어하는 만큼 주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또래보다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건강한 것 같습니다”라고 여유롭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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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준이랑 놀아주는 동안 유주는 보행기 안이 ‘바다’라며 스노클링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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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수씨와 둘째 아준이가 나란히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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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한테 커피라도 줘야지!” 인터뷰 도중 유주가 다가와 말했다. 인터뷰하던 최씨와 기자, 이를 지켜보던 아내 장은혜씨까지 한바탕 크게 웃었다.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들을 때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어떤 때는 저보다 말을 더 잘한다니까요.” 최씨는 기자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글·사진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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