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트위터 창업자 13년만에 韓언론 만난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론의 장' 트위터 본질에 집중" 1020 세대에 긍정적 영향 미쳐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2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006년 3월22일 첫 트윗을 날린 지 정확히 13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간 사업 부진을 극복한 배경을 상세히 털어놔 화제입니다.

트위터는 지난 2013년 기업공개(IPO) 이후 적자를 거듭하면서 다른 회사에 팔릴 뻔했는데요. 2016년 매각이 무산됐을 때 주가가 폭락하면서 SNS의 대명사였던 트위터 시대의 끝을 알리는가 했습니다만, 최근 재기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트위터는 사상 최대 매출액 9억900만달러(약 1조원)를 기록하기도 했죠. 유료 일간활성사용자(mDAU, monetizable Daily Active Users), 즉 하루 한 번 이상 로그인해 광고를 소비하는 사람도 1억2600만명으로 전년보다 9% 상승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건재한데 트위터는 어떻게 재기할 수 있었을까요.

SNS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는 '네트워크 효과'(수요가 수요를 부르는 것)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한번 무너지면 쉽게 재기하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한때 시대를 주름잡았던 싸이월드가 추억의 SNS에 머물러 있는 한국 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한 대목 아닐까 합니다.

비즈니스워치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왼쪽)가 2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잭 도시 트위터 CEO는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트위터가 부활한 이유'에 대해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트위터의 주력 분야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이해하기 쉽도록 발언을 재조합)"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위터의 본질에 대해 '익명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론의 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는 "트위터는 (익명이나 가명으로도 이용 가능하므로) 어떤 SNS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면서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으므로 정부와 국민이 어떤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잭 CEO는 전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특히 '케이팝'(K-POP)과 같은 한류 콘텐츠의 덕을 상당히 받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잭 CEO는 "트위터도 케이팝에 힘입어 성장했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이 트위터를 한층 젊고 활기찬 플랫폼으로 만들어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10대들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는데, 케이팝과 같은 콘텐츠 덕분에 트위터를 시작한 뒤 사회적인 운동까지 이어졌다는 설명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트위터에서 케이팝 관련 트윗은 53억개에 달해 월드컵 관련 트윗의 7배에 달했고, 한국 사용자의 48%는 29세 이하라고 합니다.

비즈니스워치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22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잭 CEO는 "케이팝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10대들의 트위터 사용이 계기가 되어 '스쿨미투'가 일어났을 수도있다"며 "트위터도 케이팝의 혜택을 입었고 사회도 혜택을 입은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위터코리아의 신창섭 대표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관계지향성 SNS에 가보면 '룩앳미' 나 좀 봐줘, 나 이렇게 잘먹고 잘살고 잘 여행가, 이런 게 많다"며 "하지만 중고생은 그렇게 할 게 별로 없고 공적인 얘기를 하고 싶은 게 많은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젊은 연령대의 공개적 발언권이 작은 것도 트위터의 인기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입니다.

트위터는 케이팝이 인기 콘텐츠라는 데 착안해 국내 연예 기획사와 손잡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는 행사를 지난해만 34차례나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50회 이상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거의 매주 진행한다는 얘기죠. 이런 프로그램에 글로벌 브랜드의 광고도 붙이고 기획사와 수익을 나누는 등 윈윈하는 구조로 키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익명성을 악용해 폭력·증오를 담은 트윗 등 아무말을 하도록 놔두진 않겠다고 했습니다. 인공지능(AI)을 동원해 유해 콘텐츠를 빠르게 발견하고 조치하려 노력한다는 겁니다.

트위터와 스퀘어 등 두개 회사를 동시에 경영하는 비법에 대해선 "기술과 경쟁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하고, 특히 고객 서비스 기준을 높게 잡아야 한다"며 "이는 한사람이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자율적으로 분권이 이뤄지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