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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이희진 부모 살해한 中 동포, 7000만원 갖고 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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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김씨 변호인 주장

중앙일보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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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씨 부모를 살해하고 5억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김모(34)씨의 공범인 중국동포 박모(32)씨 등 3명이 “6000만~7000만원을 갖고 중국 칭다오(靑島)로 도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달아난 박씨 일당이 범행 대가로 챙긴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주장이다. 또 김씨 측은 피의자가 시신유기에만 가담했다고 주장한다.

21일 김씨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피의자는 단지 이씨 부모에게 ‘위세’를 보여주려 경호인력(박씨 등 3명)을 고용한 뒤 이씨 부모 집으로 함께 간 것”이라며 “박씨 등이 우발적으로 상해 및 살해, 훼손을 저지른 사건이다”고 주장했다. 이씨 부모 시신은 평택 임차 창고와 안양 집 장롱에서 각각 발견됐는데, 유기 부분만 김씨 소행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자 겁난 피의자가 혼자 현장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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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이희진의 동생이 판매한 흰색 부가티 베이런 그랜드 스포츠 차량. 현재 경기 성남시의 한 중고 슈퍼카 매매업체에 전시돼있다.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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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집에 보관된 돈은 5억원 보다 적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박씨 등 3명에게 지난달 25일 이씨 부모 집에 동행하는 조건으로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우연히 돈가방을 발견한 박씨 등이 현금 6000만~7000만원을 들고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애초에 집에 보관 중인 액수도 현재 언론에 알려진 5억원보다 더 적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근거로 “돈이 여러 곳에 나뉘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동포가 가져간 금액이 1억원이 안 된다”라며 “피의자는 현장에 있던 현금이 5억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21일 오전 현금 2억5000만원을 경찰에 자진 출석해 제출한 상태다. 김씨의 어머니는 경찰에 “아들이 맡긴 돈”이라고 출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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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범행 장소인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아파트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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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판 날=범행일은 기막힌 우연
김씨 등의 범행일은 공교롭게도 이씨 동생(31)이 수퍼카 ‘부가티 베이론’을 판매하고 현금으로 받은 5억원을 부모에게 건넨 날과 같다. 이 때문에 김씨 일당이 처음부터 이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우연일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전혀 그 날을 노리고 간 건 아니었다”면서 김씨와 공범간의 사전 모의 여부 역시 재차 부인했다.

하지만 계획 범죄가 의심되는 평택창고 임차, 이삿짐 업체를 통한 시신의 유기 등 정황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설명하겠다”며 언급을 꺼렸다. 또 이희진씨 부친(62)의 벤츠E클래스 차량을 평택 창고 쪽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에 ‘키’가 있길래 대리기사를 통해 이동시켰을 뿐 유용할 목적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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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씨 부모의 시신이 안치됐던 빈소 모습.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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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동생 눈 보니 차마 사과 못해"
범행 후 숨진 이씨 어머니 휴대전화로 엄마 행사를 하면서 이씨 동생을 직접 만난 석연치 않은 행동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가 사과를 위해 이씨를 불러냈지만, 눈을 보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사과를 못 했다고 한다”면서 “이후에는 김씨가 하는 (요트)사업에 관해 얘기하고 헤어졌다”고 전했다. 추가 범행을 염두에 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씨 측의 해명과 달리 경찰은 우발적 범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현재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김씨의 진술 거부에도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 김씨가 범행 전후 여러 흥신소와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 계획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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