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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두가족, 정말 갈라서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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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하려다 탈당·분당 신속처리?

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한지붕세가족'(한 다가구주택에 사는 세 가족 이야기)에 빗대 바른미래당을 '한지붕 두 가족'이라 말하기도 합니다. 옛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으로 탄생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한 집에 산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운 두 가족. 이들이 요새 싸우는 소리로 꽤 시끄럽습니다. 이러다 갈라서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해 12월, 손학규 대표는 단식까지 하는 초강수를 두며 선거제 개혁 협상의 첫 단추를 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 반대로 여야 5당 협상은 중단됐고, 결국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법과 민주당 개혁법안 2건을 동시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차선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게 갈등의 단초가 됐습니다. 우선 한지붕두가족의 갈등, 시간대별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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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유의동 의원이 14일 심야 긴급 의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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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기 선거제 개혁 반대"…바른정당 출신 '패트' 반대 주도

12일 오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국회가 초토화된 그날.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있었습니다. 정병국 의원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처음으로 공개 반대합니다. 민주당이 내놓은 50% 연동형비례대표제(현재 여야 4당 최종 합의안)는 "반쪽짜리, 여당 술수"라는 겁니다. 하태경 의원도 "날치기 선거제 개혁"이라며 반대, 핵심 당직자인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에는 불참했지만, 역시 반대 입장을 전했습니다. 셋 다 바른정당 출신입니다.

14일 밤 9시. 이틀 만에 다시 소집된 심야 긴급 의원총회.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모였고, 이준석 최고위원도 뒤늦게 합류했습니다. 의총에서 정병국, 이혜훈, 하태경, 지상욱, 유의동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이 선거법 패스트트랙 반대 의사를 밝힌 걸로 전해졌습니다. 모두 바른정당 출신입니다. 국민의당 출신으로 의총에는 불참한 이언주, 박주선 의원도 반대 의사를 전했습니다.

15일 오후.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와 지상욱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힙니다.

18일 오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 회의. 이준석 최고위원이 선거제 패스트트랙은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당론 채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선거법 개정 추진이 당내 불안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밝힙니다.

19일 오전.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 후, 김관영 원내대표가 전날 이준석 위원의 '당론 채택' 주장을 반박합니다. 당론을 모으는 절차가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때부터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출신인 김관영 원내대표간 설전이 시작됩니다.

19일 오후. 지상욱, 하태경 의원이 차례로 페이스북에서 '당론 채택'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 김관영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합니다.

지상욱 페이스북
"당을 자신의 생각대로 몰고가겠다는 발상은 위험합니다"

하태경 페이스북
"너무 경솔했습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당론 불필요론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19일 저녁. 김관영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거취를 거론합니다.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
"당에서 (선거제) 추인을 못 받아서 패스트트랙을 해선 안 된다라고 최종 결론이 나면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습니다."


20일 아침. 지상욱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립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당론 채택 불가 방침은)궤변이고, 우회 상장하는 꼼수, 잘못한 분이 책임을 지면 된다"


20일 오전. 엿새 만에 또 열린 긴급 의원총회. 이번엔 지상욱 등 8명 의원 요청으로 의총이 소집됐습니다. 바른정당의 좌장인 유승민 전 대표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승민, 정병국, 이혜훈, 하태경, 지상욱, 유의동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 김중로, 이언주 의원이 반대 뜻을, 권은희 의원도 조건부 반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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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대표를 유승민 전 대표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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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복당하려고 선거제 패트 반대? …"탈당설은 모독"

앞서 보셨듯이 선거제 패스트트랙 반대는 바른정당 출신들이 주도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 출신의 한국당 복당을 위한 초석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지난 14일,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며 선거제 패스트트랙 저지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해, 불을 지폈고요. 오늘(21일)은 한국당 초, 재선 의원들까지 나서 "바른미래당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다, 선거법 사태가 보수대통합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내분을 부추겼습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어제(20일) 한 TV 뉴스에 출연해, 바른미래당의 분당,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손학규 대표의 단식이 정계개편을 촉발한 셈이 됐다는 말도 했습니다.

탈당·분당설로 정치권 입방아에 오른 바른정당 출신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정병국 의원은 오늘(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불협화음은 한국당 때문"이라며 작심 비판했습니다. 정 의원은 앞서 어제 의총에서도 "탈당설은 모독"이라고까지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21일)
"그분들의 기대 같은데요. 자유한국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민평당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만약에 그런 의사가 있다고 하면, 두 차례에 걸쳐서 심야에 4시간을 했고, 또 어제도 4시간 40분의 의총을 했어요. 그냥 갈라지지 뭐 때문에 의총을 해서 그렇게 치열한 논쟁을 하겠어요."


하태경, 유의동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탈당설을 일축하거나, 내분을 부추기는 듯한 한국당의 행태를 꼬집었습니다.

하태경 페이스북(18일)
"바른정당 출신은 바른미래당에서 절대 탈당하는 일 없습니다. 게임룰을 게임 상대방 동의없이 통과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바른미래당과 운명을 함께할 것입니다."


유의동 페이스북(15일)
"저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저희 소신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의 이런 소신이 자유한국당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박수를 쳐 주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에게 박수 쳐 주시기 전에 자유한국당 스스로가 먼저 민주주의와 보수가 가야할 바른 길이 무엇인지, 또 나경원 원내대표님을 비롯한 소속 의원님들이 가지신 소신은 무엇인지를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이혜훈 의원도 어제(20일) 의원총회에서 "탈당설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아왔던 김관영 원내대표, 최근에는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tbs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19일)
"자유한국당 의원님들 제발 좀 그만두십시오. 요청드립니다. 바른미래당 의원님들도 충분히 스스로 판단하고, 고민해서 할 수가 있는데 언제는 양심에 따라서 판단하길 원하신다고 이렇게 얘기해놓고, 전부 개별적으로 만나 가지고 지금 뭐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자꾸 얘기를 하고 다니는데요. 그런 건 정말로 다른 당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이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바른정당 출신들은 KBS와의 개별 통화에서도 탈당·분당설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이 바른정당 출신을 상대로 회유에 나섰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건방지다", "쇼 하고 있다"며 원색적인 표현을 쓰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탈당·분당설은 이로 인해 반사이익을 보게 될 주변 정당들의 프레임이라는 겁니다. 당사자들이 적극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적어도 당장 탈당이나 분당 사태로 이어지진 않을 거란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인해 당내 간극을 확인한 건 분명합니다. 이 때문에 여러차례 '조정 기간'을 거치겠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길을 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바른미래당이 명운을 건, 최장 330일이 걸린다는 선거제 패스트트랙. 330일. 바른미래당의 운명을 가를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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