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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해외투자 유치 美조지아주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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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이자 제2의 반도체로 키우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 SK이노베이션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서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기공식을 열었다. SK그룹은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2025년까지 16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SK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조지아주의 파격적인 지원이다. 조지아주는 축구장 150개가 들어가고도 남는 공장 부지(112만㎡)를 사실상 무상 제공했다. 20년 동안 무상임대하고 나중에 싸게 넘겨주는 조건이다. 각종 인프라 건설과 투자에 상응하는 세제혜택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공식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박수를 보냈다.

SK는 지난해 5월부터 공장 부지를 물색해왔다. 많은 주가 구애를 보냈지만 SK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조지아주 공무원들의 열정적인 태도와 기업 친화적인 제도였다. 조지아주 공무원들은 SK가 협상 마지막에 던진 최후 제안을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만에 주지사 승인까지 받아왔다고 한다. 투자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아 직업훈련을 무료로 제공하는 ‘퀵스타트(Quick Start)’ 프로그램도 높은 점수를 땄다. 공장에서 일할 숙련공을 찾는 게 숙제였던 SK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준 것이다.

조지아주는 SK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원대 투자와 일자리 2,000개를 만들어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수십 년 동안 만들어낼 후방 경제효과를 생각할 때 실제 효과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도 소규모 공장 하나를 짓는 데도 수십 가지의 규제 사슬에다 공무원들 눈치 보기에 바쁜 것이 현실이다. 기업투자 유치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대규모 감세와 규제완화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으로 글로벌 기업을 빨아들이는 조지아주의 사례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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