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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틱장애 극복에 '사회적 지지'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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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연수] 감기 혹은 장염, 위염 등은 현대인들이 흔히 앓는 병들이다. 어느 누군가가 "나 장염에 걸렸어"라고 말한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힘들겠다"라고 반응할 것이다.

하지만 ADHD나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Mental Disorder)을 앓고 있다고 말한다면? 아마 전자와 같은 반응은 소수일 것이다. '정신 질환'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적정인 뉘앙스에 더해 다수의 범죄자들이 정신 질환을 앓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뉴스 때문에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몇몇 정신 질환의 경우, 실제로 범죄와 깊게 연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그들의 범죄를 절대로 정당화 해서는 안된다. 반면, 정신 질환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때문에 정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까봐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신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환절기엔 손을 자주 씻어야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처럼 정신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혹은 질환이 발생했을 경우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아는 정신 질환(특히, 아동과 관련된)에 대한 모든 지식을 최대한 쉽게 설명해 나누고자 한다.

◇ 틱장애란?

틱은 흔히 알려진 정신 질환 중 하나다. 틱은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까딱거리는 행동을 보이는 '운동틱'과, 특정 소리를 내거나 단어 등을 반복하는 '음성틱'이 있다.

이러한 틱 증상은 우리의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틱장애 범주에는 총 3가지가 있다. 운동틱 혹은 음성틱 중 1개의 틱이 있는 경우 이를 지속성(만성) 운동 혹은 음성 틱장애라고 한다. 두 가지 틱이 모두 보이는 경우는 투렛장애(tourette disorder)라고 하는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SBS, 2014)에서 이광수(수광 역)가 앓고 있는 질환이 바로 투렛장애다.

잠정적 틱장애에는 한 가지 또는 다수의 운동 틱 또는 음성 틱이 존재하는데, 처음 증상이 발현된 시점부터 1년 미만 즉, 일과성으로 나타나며 18세 이전에 발병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동의 1%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틱장애는 여성에 비해 남성이 3~5배 더 많다. 앞서 설명한 만성 틱장애가 투렛장애보다 2~4배 정도 많이 발생하며, 일과성 틱장애의 경우 5~18%로 추정된다고 한다. 즉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만성적이거나 2가지 틱이 모두 발생하는 틱장애보다는 일시적으로 지속되는 틱장애가 더 흔하다는 것이다.

흔히 틱은 3~8세에 시작되며 10~12세가 되면 증상이 최고조에 이른다. 사춘기에 증상이 점차 완화되기 시작하며 청소년 후기나 성인기에 접어들면 틱장애 환자 전체의 60~80%가 현저한 틱 증상 감소 혹은 소멸을 겪는다.

하지만 틱장애와 동반 되는 다른 장애(예를 들어, 강박장애 혹은 ADHD 등)의 여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따라서 틱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다른 장애를 동반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단순히 병리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 좋은 예후를 위한 치료의 시작이자 증상의 심각성을 예방하는 방책이 될 수 있다.

틱장애의 원인으로는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그리고 생리학적 요인이 있다. 이 중 유전적 요인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경적 요인도 절대 무시할 수는 없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임신 및 주산기 문제, 약물 사용 등이 있다. 장애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추후 치료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된다.

틱장애의 치료법으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을 하기도 한다.

베이비뉴스

틱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지지도 매우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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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면서 접한 사례 외, 나는 일상 생활에서 수술이 필요할만큼 심하게 틱장애를 앓는 사람을 아직까진 만나보지 못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생전 처음 본 타인에게 욕설 혹은 외설적인 말을 하며 모욕감을 주는 경우, 버스에서 쉬지 않고 들썩거리는 경우는 비교적 자주 목격했다.

틱에 대한 지식이 없었을 때에는 나에게 욕 한 사람 때문에 분해서 잠을 못 잔 적도 있고, 들썩거리는 사람을 째려 보기도 했으며 수업 시간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언니를 비방한 적도 있었다. 틱이 있는 분이라면 나같은 반응에 상처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표정을 통해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음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미안해하는 것을, 그리고 그런 상황들로 인해 본인들도 매우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그 때를 반성하게 된다. 아마 대다수의 분들이 어쩌면 몰라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줬을거라 생각한다.

틱이 일어날 때, 그것을 지적하거나 제제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증상을 악화 시킬 수 있다. 틱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지지도 매우 필요하다. 앞으로 밖에서 틱이 있는 아이나 성인을 만나더라도 불쾌한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들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빨리 회복 할 수 있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김연수는 미국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앤아버 캠퍼스에서 심리학 전공 후, 숙명여자대학교에서 YL-TESOL 과정을 이수하고 서울의 한 국제심리상담센터에서 ADHD, ODD 등 아이들의 튜터로 활동했다. 현재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임상현장에서 슈퍼비전하에 상담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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