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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사내이사' 5대4 반대 많았는데 기권 선회한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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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12억원·파생상품 거래 관련 손실 등 놓고 '갑론을박'

뉴스1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2017.3.7/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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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민연금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 소속 위원 9명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의견에서 5대 4로 반대가 우세했지만 기권 투표를 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전문위는 회의를 열어 오는 25일 열리는 현대엘리베이터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을 놓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한 결과, 현정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기권 투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권 투표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 산입하지 않는 투표방식이다. 국민연금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0.05%(지난해 10월 기준)를 보유 중이다.

'상호출자기업집단 내의 부당 지원행위가 있어 기업가치 훼손이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전문위의 설명이다.

앞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한 법안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현대그룹이 적발돼 2016년 계열사들에 총 12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됐다. 찬반 위원들은 이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재선임 찬성 위원 중 일부는 '부당 지원행위가 문제가 되는 것은 맞지만, 과징금 1000억원을 맞는 경우도 있는데, 12억원 가지고 반대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선임 반대 위원들은 '금액을 따질 게 아니라, 문제가 된다면 반대하는 게 맞다. 일감 몰아주기는 중대범죄다'라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은 "12억원의 과징금 건 때문에 해임한다면 앞으로도 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일관성의 문제가 생긴다. 또 12억원 때문에 해임한다면 시장에서 어떻게 보겠느냐. 상법에서 보통 총수는 경과실에 책임을 안 진다"고 말했다.

한 재선임 반대 위원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정은 회장의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경영권을 지키는데 필요한 파생상품 거래에 동원돼 약 6400억원의 손실을 냈으니, 사내이사를 내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고, 재선임 찬성 위원들은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체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판단하기 곤란해 전문위에 공을 넘겼는데, 긴급 소집된 전문위도 장시간 토론 끝에 결정을 못내리겠다며 결국 기권 투표를 선택했다. 전날 전문위에서는 표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표결 없이 찬반 의견을 좁혀나가는 국민연금 내 각종 위원회의 결정 관행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선임이 안 되면 회사의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한 위원이 기권을 제안, 당초 재선임 반대 의견이었던 위원 1명이 기권에 동조해 기권 5명, 재선임 반대 4명이 됐다. 한 위원은 "기권을 해도 재선임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는 충분히 한 것"이라고 전했다.

재선임에 반대한 한 위원은 "맨 처음 9명 위원 중 5명이 부적절하다며 반대했고, 4명이 찬성했다. 5대 4였는데 나중에 기권으로 바뀌었다"며 "(기권 의견을) 뒤집지 못하는 것을 보며 무력감에 우울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선임 반대 위원들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아, 애초 5대 4로 재선임 반대 위원들이 많았음에도 기권 투표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국민연금이 내놓은 일부 기업 안건에 대한 반대 표들이 하나도 먹히지 않는 등 '연전연패'하는 상황이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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