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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니 보잉737 사고 정황 첫 공개…"마지막까지 매뉴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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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로이터, 조종사 간 음성 내용 첫 공개… "기장, 직접 매뉴얼 뒤졌으나 해결책 못 찾아"]

머니투데이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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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해상에서 189명이 사망한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여객기 매뉴얼을 뒤지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여객기의 기종은 지난 10일 추락해 157명의 사망자를 낸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와 동일한 보잉 737 맥스(MAX) 8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세 명을 인용해, 라이온에어 JT610편 항공기 조종사들의 사고 당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음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추락 당시 조종사 간 음성 내용이 공개된 적은 처음이다. 로이터는 다만 녹음본이나 녹취록을 직접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비행 후 2분 만에 부기장은 항공관제소에 "비행 제어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부기장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 관계자는 "사고 음성에서 비행 속도가 언급됐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기장 계기판엔 (비행 속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부기장의 계기판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기장은 부기장에게 "이상 발생 시 확인하는 퀵 매뉴얼을 체크하라"고 요청했다.

이후 9분 동안 오작동한 조종특성상향시스템(MCAS)은 비행기가 실속하고 있다며 기수를 내리라는 경보를 울렸다. 실속은 비행기 날개의 양력(비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위로 작용하는 압력)이 떨어져 비행 유지가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기장은 기체를 상승시키려 시도했으나 시스템은 기수를 계속 내렸다. 세 번째 관계자는 "조종사들은 기수가 내려가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기장은 부기장에게 항공기 운항을 맡기고 직접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매뉴얼을 확인했다. 그러나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부기장은 비행기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관계자는 "총 100문제가 있는 시험에서 종료 시간이 다 됐는데 75문제밖에 풀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들은) 패닉 상태였다"고 전했다.

추락 직전 부기장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Allahu Akbar)"라는 말을 남겼고, 기장은 침묵했다. 이후 항공기는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항공기제조사 보잉 측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음성 내용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은 에티오피아항공 사고와 라이온에어 사고의 항공 데이터 기록이 확연한 유사성을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사고 이후 보잉은 기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조종사 일부는 새 시스템이 매뉴얼 목차에만 나오고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아 몰랐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라이온에어 추락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예비 보고서는 최근 교체된 센서 등 항공기 시스템과 항공사 측의 기체 유지 및 조종사 훈련 부족을 언급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 항공기가 사고 전날에도 비슷한 비행 문제를 겪었으나, 비번인 다른 조종사 한 명이 조종석에 함께 타고 있다가 문제를 지적해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종사의 존재는 예비 보고서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예비 보고서엔 지난 1월 복원한 조종사 간 음성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조사당국(KNKT)은 최종 보고서를 7월이나 8월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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