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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춘 EBS 이사장 아들, 마약 밀수로 징역 3년... 방통위 부실 검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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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유시춘 EBS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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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춘 EBS 이사장의 아들이 마약 밀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3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21일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법원 제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모(38)씨에게 내려진 징역 3년을 확정 판결했다. 신씨는 유 이사장의 아들이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조카다.

재판부에 따르면 시나리오 작가인 신씨는 2017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외국에 거주하는 지인과 공모해 스페인 발 국제우편에 대마 약 9.99g을 은닉해 2017년 11월 국내에 밀반입했다. 해당 우편물의 수취인은 서울 강남구의 한 엔터테인먼트회사의 ‘보리(BORI)’였는데, 검찰은 신씨가 작성 중이던 시나리오에 주인공이 ‘보리’라는 것을 확인해 그를 체포했다. 당시 신씨의 작업실에는 수제담배 혹은 대마초를 피우는 데 사용되는 그라인더와 담배페이퍼가 발견됐다. 신씨는 머리를 짧게 깎은 모습이었다.

신씨는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김상동)는 신씨가 우편물이 대마라는 것을 알고 밀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좌거래내역이나 이메일 전송내역 등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보리’라는 수취인 명의로 우편물이 왔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정만으로 직접 대마를 밀수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지난해 7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신씨를 법정 구속했다. 대마를 배송 받은 사무실이 신씨만을 위한 공간이었으며, 당시 우편물을 수령하기 위해 프런트 데스크를 오갔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의 진술이 증거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신씨의 진술이 계속해서 바뀌고, 2014년 6월 대마수입 혐의로 재판을 받았을 당시 모발감정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며 “제출된 증거가 충분히 인정되며, 신씨가 우편물을 통해 대마를 반입한 이상 수입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 신씨는 재판 과정에서 “2015년 여성영화제에 출품한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던 ‘보리’를 아는 누군가가 범행을 은폐하거나 음해하기 위해 대마를 주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누군가 음해할 목적으로 대마를 보냈다면, 신씨 실명을 이용하고 배달장소도 임시 사무실이 아닌 그의 실제 주소지 등으로 했을 것”이라며 “신씨도 자신을 음해할 만한 사람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씨의 구속이 알려지면서 EBS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인물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EBS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임하며 이사장은 이사진 호선으로 선출한다. EBS 관계자는 “보도 후 해당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