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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사법농단’ 사건 담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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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문, 원칙 중시… 4대강 적법 판결 / “자살 거꾸로 하면 살자” 일화도 / 이, 역대 5번째 여성재판관 기록 노동 전문가… 사회적 약자 관심

세계일보

문형배(왼쪽), 이미선


20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문형배 부산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8기)는 법원 내 진보성향이 짙은 판사 중 한 명이다. 그가 헌재 재판관에 지명되면서 헌재의 진보 색채가 한층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1992년 부산지방법원 법관으로 임관한 문 후보자는 줄곧 부산·경남 지역에서만 판사 생활을 한 부산지역 법관이다. 그는 2008년 11월 법원 내 진보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으로 선출돼 활동했다. 김명수 현 대법원장도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고, 유남석 현 헌법재판소장도 연구회에서 활동했다.

그는 2006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용훈 대법원장·박시환 대법관(당시 변호사)과 관련해 “우리법연구회의 다수 회원이 지지하는 대법원장이 취임했고, 우리법연구회 출신 변호사가 대법관에 제청됐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2008년 법관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우리법연구회 해체를 권고하는 글이 올라오자 “우리법연구회는 코트넷에 학술단체로 등록됐다”며 반박했다. 1988년 ‘서울대학교 노동법연구회’ 창립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문 후보자는 지난해 9월 퇴임한 김소영 대법관 후임으로도 추천됐다.

재판은 다소 엄격하다는 평이다. 2010년 부산지법 부장판사 시절 낙동강 4대강 사업 취소소송에서 이 사업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2007년 자살을 목적으로 여관방에 불을 지른 피고인에게 ‘자살’을 열 번 외치라고 한 뒤 “‘자살’을 거꾸로 말하면 ‘살자’로 변한다”며 “죽으려는 이유가 살려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미선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6기)는 법원 내 노동 전문가다. 이 후보자는 부산법대를 졸업한 후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했고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재판연구관 당시 노동 사건을 중점으로 연구했다. 2017년 서울중앙지법 민사 단독 재판장을 맡을 때도 노동 사건을 전문으로 다뤘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재판장을 맡고 있고,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성창호·조의연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재판관에 임명되면 전효숙·이정미·이선애·이은애 재판관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재판관이 된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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