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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레이더P] 선거제 합의했지만....지도부 생각과 보통 의원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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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안을 마련한 지 20일로 사흘이 지났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에선 내홍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선거법 개정·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 ‘보통' 의원들 생각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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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원내대책회의가 열린 가운데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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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합의될 줄은 몰랐다"

민주당 한편에서는 지도부와는 다른 목소리가 존재한다. 서울의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최근 "정말로 합의가 될 줄은 몰랐다. 안될 것 같았는데"라고 말했다. 그의 말 속에는 '민주당에 득이 될 것이 있겠느냐'는 생각이 담겨 있는 듯했다. 실제로 현재 개편안을 20대 총선에 적용시키면 민주당은 의석수가 18석 줄어든다.

민감한 부분은 지역구 의원수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면서 생기는 선거구 통폐합 문제다. 예컨데, 3~4개 지역구로 나뉘어진 수도권의 구(區)의 경우에는 2~3개로 통폐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또다른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폐합 지역구가 되면 경선을 해야할텐데 그러면 국회 경력에서 밀리는 사람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라고 걱정했다.

그렇다고 대놓고 얘기를 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최근 의원총회에서도 선거제도 개편 합의에 대한 불만은 없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너무 조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바른미래 내홍, 평화당 내심 불만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내년 선거 전에 개편하려는 것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생각이었다. 일단 패스트트랙에 올려놔야 논의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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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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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 반발로 내홍을 겪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이를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데 반대하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여야 4당 합의안을 추인받기 어려워 보이고 오히려 당내 갈등만 커졌다.

여기에 민주평화당에서도 합의안을 추인했지만, 의원들은 여전히 불만이 많다. 호남 지역구가 축소되면 자신들 입지가 좁아져서다. 다져놓은 지역을 갑자기 빼앗기거나 혹은 경선을 통해 도전자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이다.


적극적인 정의당

정의당은 합의안을 어떻게든 관철시키려는 모양새다. 그렇다보니 '강경한' 모습도 나온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공개 설전을 벌였다. 서로 감정이 상했다. 이를 두고 국회에선 "한국당을 더 설득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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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위원장이 18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간사와 회의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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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합의인데…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마주쳤을 때 "왜 우리 당을 없애려고 하는 거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된 선거제 개편에 강한 반대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의 내홍, 평화당의 내부 불만이 지속되면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선거제도를 올리기가 만만치 않게 된다. 그사이 민주당 내에서도 잠잠했던 불만들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합의 당사자들이 내홍을 겪는 마당에 민주당이 왜 이 국면을 끌고가야 하는가란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음주만 되면, 우리 당에서도 하나둘씩 불만 섞인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되면 우린 선거제도가 아닌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을 하자고 달려들게 될 것이다. 국면이 넘어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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