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웃지마세요” 재판에서 검사 태도 지적한 ‘사법농단’ 임종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검사님, 웃지마세요. 검사님!”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법농단 주범으로 지목받아 재판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 도중 검사의 태도를 지적했다가 도리어 재판부에 주의를 받았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을 받는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두 번째 재판이 열렸다. 오전 재판에서는 임 전 차장이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으로 편성하고 집행했다는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국고 등 손실) 등에 대한 검찰과 임 전 차장의 법정 공방이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행정처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예산을 총괄했기 문에 누구보다 상세히 (범죄 사실을) 알고 있다. 담당자 진술, 각급 법원장에 보낸 이메일 등에 의해 피고인이 직접 범행을 주도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임 전 차장은 변호인을 대신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씀하실 줄 모르고 충분히 준비를 못했다”고 운을 뗀 임 전 차장은 “대외활동에 필요한 경비를 운영비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은 각 부처 상황에 따른 예산편성 전략의 하나다.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이른바 ‘미스라벨링(잘못된 명명·mislabeling)’에 해당한다. 참고자료는 나중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발언을 이어가려던 임 전 차장은 돌연 발언을 멈추고 검사석을 향해 “검사님, 웃지마세요. 검사님!”이라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재판부를 향해 “이건 주의를 주셔야 할 것 같다”고 즉각 반발했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의 발언을 잠시 중단시킨 뒤 “변론의 내용이 아닌 것 같다. 그와 같은 지적은 재판부가 해야 할 일이다. 설령 그렇게 보였을지라도 앞으로 그와 같은 발언은 삼가달라”고 주의를 줬다. 임 전 차장은 “주의하도록 하겠다”며 나머지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임 전 차장은 푸른색 수의를 입었던 첫 재판과 달리 검은색 양복에 흰색 셔츠를 입고 서류 봉투를 품에 안은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도 임 전 차장은 검찰 주장에 대해 직접 반박에 나서는 등 ‘셀프 변론’을 이어갔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