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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침대축구’···그들이 '선거제 개혁' 앞에 드러눕는 7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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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여야3 당 간사가 지난 6일 오후 국회에서 특위 간사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성식, 자유한국당 장제원 간사, 심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간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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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1로 싸울라니까 힘드네.”

지난 6일 약 한 달 만에 한 자리에 모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들이 공개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할 때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말했다. 이날 장 의원은 회의 시작 직전부터 손을 맞잡고 사진촬영을 하자는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의 제안에 “아니 패스트트랙 문제인데 어떻게 손을 잡아요”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장 의원이 신경전을 벌인 이유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회동 후 한국당은 ‘의원정수 10% 삭감’, ‘비례대표제 폐지’, ‘선거제 논의와 내각제 개헌 논의 동시 진행’ 등의 안을 당론으로 발표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여야 4당이 타협할 수 없는 결론이었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에 한국당이 반대하며 갈등이 격화된 모습이지만, 그간 논의과정을 지켜봐온 이들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정개특위 명단 제출 문제부터 국회 공전에 이르기까지 한국당 요구를 기다리느라 거의 1년여 가까이를 소득 없이 왔다(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정개특위 간사)”, “시간 끄는 건 좋다. 적어도 여야 4당이 협상안을 내놨을 때 안을 만들어서 이견을 확인해야하는데 대안조차 내지 않았다(바른미래당 김성식 간사)”,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식 때문에 이 상황이 여기까지 왔다(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4당은 한국당의 ‘침대축구’를 두고 문제의식을 함께 하고 있다.

정개특위 출범 이후 한국당의 전방위 지연 전략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졌는지 그간 소위 회의록을 통해 분류했다.

■①“비공개로 합시다”

자유한국당의 지연 전략은 정개특위 출범부터 시작됐다. 우선 소위원회 논의 자체가 공개되지 않도록 비공개 간담회로 진행케 하고, 논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차단했다. 지난해 12월5일 4번째 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정개특위 1소위원장은 “마냥 (비공개) 간담회로만 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한국당 위원님들 때문에 계속 (비공개)간담회를 하는 건데 조만간에 기록도 남기고 토론이 국민과 공유될 수 있는 단계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위원들이 다 참석할 수 있기 전에는 의견 교환 차원에서 간담회로 가는 게 맞다”고 버텼다.

■②“원내대표 방금 바꿨어”

“아니, 그게 아니라 당 원내대표 바뀐 지 얼마나 됐다고 그걸 지금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면 못 내놓지요.”

지난해 12월12일 5번째 정개특위 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정리된 당의 입장을 내놓아라’는 여야의 요구에 “원내대표 바뀌면 의사결정 자체가, 시스템이 바뀌는데 그걸 지금 내놓으라고 하면 안된다”고 거절했다. 이날 회의 하루 전날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은 일주일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단식을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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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제 개혁방안’ 합의문 <경향신문 자료사진>

■③“나 이거 처음 봤어”

지난해 12월18일 6번째 정개특위 1소위에서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5당 대표 합의한 내용을 지금 받아봤다”며 논의에 제동을 걸었다. 5당 원내대표 합의가 3일 지난 시점에서다. 이날 회의에서는 선거제 개혁방안 논의와 권력구조 개편 논의의 우선순위를 두고 위원들간 설전이 오갔다. 한국당은 같은 당 내에서도 티격태격하면서 논의를 공전시켰다.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정개특위는) 선거구제 개편에 집중하고 권력구조 개편은 지도부에 맡기는 게 맞다”고 했다. 임 의원은 “권력구조 관계 빼고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쟁점사항에 넣어야 한다”고 맞섰다.

■④“말이 너무 심하잖아. 나 안해”

지난해 12월28일 9번째 정개특위 1소위에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틀 전 자신이 참석하지 않았던 회의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회의를 파행으로 이끌었다. 8번째 회의에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어떻게 원내대표끼리 한 합의문을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있습니까? 이것 사기 아니에요? 한 번이라도 회의 때 나와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한 적 있어요? 정말 보다 보다 나는 이런 것 처음 봅니다. 사기예요”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장 의원은 “상대 당에 어떻게 ‘사기’라는 표현을 쓸 수 있나”라고 말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이날 한국당 측 위원 사보임으로 처음 회의에 참석한 김재원 의원은 “제가 사실 사전에 전혀 이야기를 못 듣고 와서 조금 그렇기는 한데…”라며 정회를 요구했다.

■⑤“대안은 당신들이 내야지”

지난 1월8일 11번째 정개특위 1소위는 처음으로 각 당 위원들이 전원 출석한 회의였다. 이날 사실상 처음으로 논의에 참여한 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의원정수 위헌’ 논란과 ‘비례대표 증석 불가론’을 언급하면서 의원정수를 늘리기 어렵고 지역구 축소도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그러면 우리가 논의하는 비례성·대표성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을 어떤 접근을 통해서 이 문제를 논의해 갈 수 있는지 그 부분을 조금 더 말씀해달라”고 묻자 김 의원은 “오늘 와서 의견을 말하라길래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복안이 있으면 말씀해달라”는 재촉에는 “복안은 위원장이 하셔야지, 여당도 있고 위원장도 계시고”라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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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개혁공동행동 소속 회원들이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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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니네 진짜 할 수 있어?”

지난 1월10일 12번째 정개특위 1소위에서는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 축소가 기본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의원정수를 늘리지 않으면서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길은 지역구를 축소하면서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만약 한국당이 합의를 한다고 하면 민주당이 진짜 당론으로 확정할 자신있냐”고 묻자 최 의원은 “서로 한 번 해봅시다”라고 맞받았다. 장 의원은 “의석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대안이 뭔지 방법론을 밝히면 한국당과의 대화가 쉬워질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0일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정수 10% 삭감하는 내용의 한국당 안을 내놨다.

■⑦돌고돌아 다시 “권력구조 개편 먼저”

지난 1월2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마지막으로 성사되지 못한 간사 회동은 지난 6일에서야 가까스로 이뤄졌다. ‘선거제도 개혁 관련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한다’는 5당 원내대표 합의 시한을 한 달 이상 넘긴 후였다. 그 사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사이에서는 선거제 개혁안 패스트트랙 논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당은 다시 선거제 개혁와 권력구조 개편 논의 순서를 문제 삼았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권력구조 개편도 논의돼야 한다”며 “권력구조 문제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가 논의 물꼬를 틔어주면 선거제 개편 논의도 탄력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당대표 선출이 얼마 전에 끝났다는, 석달 전 나왔던 논리도 재등장했다. 장 의원은 “(한국당)지도부 구성이 얼마 됐고 3월 국회 등원이 얼마나 됐나”라며 “이렇게 정치적 공세를 하면 하지 말자는 거냐”고 따졌다.

15차례에 걸친 소위 회의, 8차례에 걸친 전체회의에서 한국당은 전방위 방해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은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다른 말을 하는 모양새가 됐다. “여야 원내대표가 정개특위 스타트를 합의한 것은 20대 국회에서 비례성 강화, 선거법 개정을 해야 된다는 큰 틀에서는 합의가 된 것(장제원 의원, 5차 정개소위)”, “(우리는)선거구제 개편에 집중하고 권력구조 개편은 지도부에 맡기자(정유섭 의원, 6차 정개소위)”, “‘비례대표제가 안 좋은 제도였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지금 있는 비례대표 의원님들을 폄하하는 것이다. 전문성을 갖고 국회 법안이나 실제 상설국회 이끌어가는 것은 비례대표(장제원 의원, 13차 정개소위)” 등의 발언을 이어온 한국당은 최종적으로 의원정수 삭감, 비례대표 폐지라는 그간 발언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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