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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인상 '첩첩산중'…이번엔 대형마트.통신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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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대형가맹점에 대한 카드수수료 분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카드사와 현대자동차와의 수수료 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통신사 등 초대형 가맹점들과의 협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가맹점이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협상은 카드사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카드사로써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작 카드수수료 분쟁을 촉발한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고 마케팅 비용 등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대형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올려 역진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 카드사, 현대차와 수수료 타결…‘사실상 백기투항’
카드사들은 정부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라 지난해 말 현대차에 기존 1.8%대인 수수료율을 1.9% 중반대로 0.1∼0.1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반발하며 ‘계약해지’라는 강수로 맞섰고 결국 현대차의 조정안인 1.89%선에서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실상 카드사가 백기 투항한 셈이다. 또한 카드수수료 개편을 통해 수수료율 ‘역진성’을 해소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 취지도 무색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연매출 30억∼500억원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평균 2.18%로, 500억원 초과의 1.94%보다 높은 것은 ‘부당한 격차’라며 30억∼500억원의 수수료율을 0.22%포인트 낮추는 것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500억원 초과 가맹점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달 카드사와 초대형 가맹점간 수수료 갈등이 불거지자 “대형가맹점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을 뿐이었다.

급기야 카드사 노동조합은 지난 13일 카드업계의 초대형 가맹점 수수료 인상 난항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금번 사태를 야기했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초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은 불가능하다.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수료 인상을 거부하면 처벌을 강화하는 양벌규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 첩첩산중 ‘수수료 인상’…대형마트에 통신사까지
가맹점간 수수료 분쟁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번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마트에 이달 1일부터 수수료율을 2%대 초반으로 평균 0.14% 포인트 인상하겠다고 지난달 통보했다. 하지만 이마트는 수수료율 인상의 근거가 없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도 같은 입장이다. 또다시 양측의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카드사가 자금 조달 비용이 올랐다거나 마케팅 비용이 늘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수수료율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이마트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9%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거부하고 카드사와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역시 카드사들로부터 0.04∼0.26%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최근 인상안 수용 거부 입장을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카드사가 요구하는 수수료율은 너무 과다하다”며 “수수료율 인상이 자칫 고객들의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카드사와 지속적인 협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 이번에 연 매출이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올린 수수료율을 대형마트에 적용하고 있다. 카드사와 유통업체 간 협상이 끝나면 수수료율 차액을 정산해 유통업체에 돌려주게 된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가맹점 계약해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불편이 아주 많이 커진다”면서 “가맹점 계약 해지보다는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측은 “수수료율은 가맹점과 카드사가 개별적으로 협의할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적격비용 원칙에 따라야 한다”면서 “이런 원칙에 부합하는지 추후 협상 결과를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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