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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 방위비 협상서 ‘주둔비용+50%’ 압박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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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에 대한 비용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해온 ‘주둔비용+50’ 공식을 한국과의 협상에서 제시할 수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주둔비용+50’ 공식은 미 행정부가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에 모든 주둔 비용을 부담하게 하면서 주둔 비용의 50%를 추가 부담하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전현직 미 관리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 공식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 공식은 공식적으로 검토된 정책은 아니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사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이 공식이 세계적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소식이 특히 수천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한국, 독일, 일본을 뒤흔었다"며 "미 관리들은 적어도 1개 국가와의 공식 협상에서 이런 요구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회의 계기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으로 12억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됐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조건이나 금액 등 구체적인 말을 한 적은 한번도 없다”라며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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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전술에 부딪힌 첫 번째 동맹국은 한국이었다"며 "한국은 지난 달 2만8000여 명의 주한미군을 유지하기 위해 9억2500만달러(1조389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비용은 전년도 지급액보다 8.2% 증가한 것으로, 총 비용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당국자들은 5년짜리 협정을 선호했지만, 이 정은 1년만 적용된다"며 "이는 내년에 한국이 트럼프의 ‘주둔비용+50’ 요구에 응하라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미는 지난 8일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하는 내용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제10차 특별협정’에 공식 서명한 바 있다. 이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이후 진행될 11차 협의에서 ‘주둔비용+50’ 공식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 정부에 전체 미군 주둔 비용의 150%를 부담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도 우리 정부에 전체 주둔 비용의 150%를 부담하라는 요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까지 이 공식에 대한 세부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식에서의 ‘비용’이 미군 기지 운영과 주둔비용 전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그 일부를 부담하는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 관리들은 이 사안에 대해 "많은 구상이 떠돌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 공식은) 공식적인 제안이나 정책이 아니라 '자국 방위금을 더 부담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동맹국들을 주목시키기 위해 고안된 ‘최대 과금’ 옵션"이라고 했다.

아울러 WP는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계획에 서명하더라도 모든 동맹국에 관한 포괄적인 요구로 제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많은 고위 보좌관들이 이 공식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에 방위와 관련, 더 많은 책임을 지기를 바라는 건 옳지만, 그들에게 보호비를 요구하는 건 잘못됐다"며 "미군은 용병이 아니며, 다른 국가가 돈을 준다고 우리 군인을 위험한 곳으로 보내면 안 된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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