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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밀착카메라] 쇠사슬까지 동원…졸업식 꽃다발 판매 '자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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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대학가에서는 졸업식이 한창입니다. 학사모 쓰고 꽃다발 들고 찍는 기념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졸업식 풍경이지요. 그래서 이맘 때만 되면 좋은 자리에서 꽃다발을 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문제는 도를 넘어선 일부 업자들의 행태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2월 말인 요즘 여러 학교들의 졸업식이 열리는 철입니다.

졸업식 하면 꽃다발이 빠질 수가 없죠.

한 철 대목이기 때문에 꽃을 파는 사람들의 자리 경쟁도 치열합니다.

꽃을 파는 사람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대목.

[꽃다발 하나 사세요.]

[생화. 생화.]

손님들의 눈에 띄기 위해 꽃들을 진열합니다.

지나가는 차를 향해 꽃다발을 들어 보입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전날부터 시작됩니다.

졸업식을 하루 앞둔 대학가.

지하철 출입구에 철조망과 책상을 쇠사슬로 묶어뒀습니다.

가로수와 전봇대마다 철조망이 묶여있습니다.

가로등과 가로수를 쇠사슬로 이어 자리를 표시하기도 합니다.

자물쇠까지 채워져 있어 철거도 어렵습니다.

빨래건조대와 좌판 등 부피가 많이 차지하는 물건을 쇠사슬로 전봇대에 단단히 묶어뒀습니다.

같은 장소에 각기 다른 두 개의 꽃집 상호가 적혀있는 등 그냥 적어두기만 해서는 자리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좋은 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합니다.

임시 좌판들이지만 자신의 자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꽃 판매자 : 먼저 자리 잡은 사람이 있는데 딴 사람이 자기가 했던 자리라고 그러니까 싸우는 거잖아.]

욕설과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리를 차지한 사람에게 욕설을 써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꽃 판매자 : 아우 무서워. 장사가 잘되면 더 심해요. 욕하고 막 집어던지고 난리였어.]

길 위에 직접 자신들의 상호를 써둡니다.

보도블록 곳곳에 꽃집 이름이 진하게 쓰여 있습니다.

이쪽에 보면 화단에도 2019년 올해 연도와 꽃집 상호가 적혀져 있는데요.

이쪽으로 다시 와보시면 지난해 그러니까 2018년에 자리를 맡기위해서 써놓은 메모가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졸업식이 끝나도 글씨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

일부 업자들은 학교 안까지 들어와 꽃을 팝니다.

주차장에도 꽃 판매업자들이 펼쳐 둔 의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 : 새벽에 와서 그렇게 해놓고 간 건데요. 다 철거할 겁니다.]

일부 업자들이 진입로까지 선점하면서 인근 상인들도 피해를 호소합니다.

진입로를 비워달라는 안내를 붙이고, 신고까지 해봐도 소용이 없다는 것입다.

[인근 상인 : 아예 저희 가게 다 막았거든요? 그래서 신고를 했었는데 돌아서 다시 오더라고요.]

인근 꽃집 주인들의 불만은 더 큽니다.

[인근 꽃집 : 저희 가게 이 앞에 와서 1만원이요, 1만원이요. 악을 쓰고 파시는 분이 계셔서.]

꽃을 파는 사람들에게는 한 해의 가장 큰 대목인 졸업식.

경쟁이 과열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시민의식은 지켜지지 않는다면 졸업식을 축하해 주러 오는 사람들도 괴로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구혜진, 김영묵, 김장헌,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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