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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작년엔 웃돈 붙었는데.." 강남 아파트 경매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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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낙찰률 6년5개월만 최저, 응찰자 수 급감…대출 규제, 가격하락 압력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도 잇따라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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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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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규제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경매 시장 분위기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강남권 아파트 알짜 경매 매물엔 수십명이 몰려 감정가의 20~30% 웃돈을 줘야 낙찰받을 수 있었는데 최근엔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매물이 나와도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른다.

대출 규제로 현금 여윳돈이 없으면 경매 참여가 어려워졌고, 아파트값이 지난해 8~9월 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나타낸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매물 26개 중 7개만 새주인을 찾아 26.92%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8월(29.01%)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강남3구 아파트 낙찰률은 평균 70% 수준이었다. 10채가 경매 매물로 나오면 적어도 7채는 팔렸다는 얘기다. 그런데 집값이 꺾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낙찰률이 급락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90.78%로 2016년 11월(91.17%)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매물당 평균 응찰자 수는 4.14명으로 전월(7.86명)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 2012년 5월(4.21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달에도 이어졌다. 지난 18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 낙찰율은 23,1%, 낙찰가율은 52.7%, 평균 응찰자 수는 1.3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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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경매 시장에서 강남 랜드마크 대단지도 외면받는 분위기다. 지난달 16일 경매가 진행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감정가 23억원에도 응찰자가 없어 결국 유찰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팔려 시세보다 4억 낮은 가격인데도 아무도 입찰을 하지 않은 것이다. 다음달 6일 이전 감정가보다 20% 내린 18억4000만원부터 경매를 진행할 예정인데 낙찰 결과에 따라 일대 시세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재건축 추진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 진행된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전용 82㎡는 감정가 13억3000만원이었는데 1차 경매에서 유찰됐다. 지난해 10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단지인데도 경매 참여자가 없었다.

대형 주상복합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전용 187㎡)와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전용 201㎡)도 지난달 각각 감정가 20억8000만원과 25억에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새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유찰된 매물과 함께 서초동 삼성서초스위트가든(32억9000만원) 방배동 베로니스(27억345만원) 역삼동 개나리아파트(18억8000만원) 압구정동 한양아파트(16억4000만원) 등 강남권 아파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당분간 강남권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장근석 지지옥션 데이터센터 팀장은 “응찰자 수가 많이 줄어 낙찰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평균 낙찰가율 100%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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