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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중 '대두' 전쟁에 웃음 짓는 러시아…"심으면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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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中, 러시아산 대두 수입량 전년대비 두배 늘려…크림반도 합병 이후 양국 가까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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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대두 농장.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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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에 러시아가 이득을 보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줄이면서 발생한 틈새시장을 러시아가 파고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서 러시아의 대두 농가가 뜻밖의 승리자가 됐다"면서 "몰락할 줄만 알았던 시베리아의 일부 농가들이 중국에 대두를 팔면서 번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미국산 대두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입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양국이 휴전을 선언하면서 대두 수입이 재개됐지만 미국 농가는 이미 피해를 크게 입은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대두는 2750만톤으로, 전년대비 25% 가량 감소했다.

이에 러시아의 농가들이 대두시장에 뛰어들면서 미국의 빈자리를 일부 메우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2017년 중국에 수출한 대두는 약 45만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년 사이 두 배나 뛴 90만톤을 수출했으며, 이는 지난 2014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의 올레그 투르코프 농업부 장관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관세를 매기면서 틈새시장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대두) 수요에 끊이지 않아 재배하는 만큼 팔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유럽과 미국 등으로부터 국제적인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러시아는 유럽을 염두에 두고 경제를 운영해왔지만 최근 들어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외교·안보·경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 간의 무역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의 최대교역국으로, 양국 간 총 교역량은 지난해 전년대비(2017년) 27%나 오른 1000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소외됐던 러시아의 동부지역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아무르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빅토르 실로킨은 그동안 대두를 가공해 유럽에 팔기 위해 서쪽으로 3200㎞ 떨어진 러시아 중부의 이르쿠츠쿠로 보냈다. 그러나 중국이 러시아산 대두를 구매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아무르 내에서 대두를 가공한다. 대두 사업이 번창하면서 낙후된 학교·병원·운동장 등 시설들도 재건축되고 있다. 투르코프 장관은 아무르 지역의 대두 생산량이 몇 년 안에 2배로 증가한 200만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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