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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노 부회장 "일자리는 파업으로 못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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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모조스 부회장




"일자리는 파업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였을 때 지킬 수 있다."

르노그룹 2인자인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르노가 최대 주주(지분 79.9%)인 르노삼성은 생산량의 절반을 본사의 위탁 생산 주문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역대 최장 파업을 이어가자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 1일 "파업을 하면 (부산공장에) 후속 물량 배정을 논의할 수 없다"는 영상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후에도 파업이 계속되자 이날 직접 직원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로그 위탁 생산 계약은 9월 만료된다. 후속 물량을 못 받으면 공장 가동률은 40%로 떨어진다.

21일 모조스 부회장은 10시간 동안 공정별로 중간 관리자급 30여명씩 150여명을 5차례에 걸쳐 면담했다. 그는 면담에서 "부산공장의 생산 비용은 르노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며 "부산공장은 높은 생산성으로 유지됐지만, 여기서 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물량 배정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공장은 전 세계 46개 르노그룹 공장 중 시간당 인건비가 프랑스 2개 공장을 빼면 가장 높다. 일본 규슈 공장보다도 20% 높다.

그는 "2008년 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공장은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사례를 언급했다. 잇단 파업으로 폐쇄 직전까지 간 바야돌리드 공장은 2009년부터 3년간 임금 동결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 이후 회생했다. 지금 바야돌리드 공장은 전 세계 148개 자동차 공장 중 생산성 1위(2016년 하버리포트 조사)로 거듭났다.

모조스 부회장은 이어 "르노삼성의 미래는 르노삼성 임직원들에게 달려 있다"며 조속한 임단협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르노삼성 노조는 모조스 부회장이 다녀간 다음 날(22일), 예정했던 대로 8시간 부분 파업을 강행했다. 최근 5개월간 누적 파업은 144시간(38차례)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기를 못 박지 않았지만, 한 달 내로 임단협을 끝내지 못하면 후속 물량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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