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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英·佛 항공모함도… 160년만에 남중국해서 군사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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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내달 파견… 英국방장관 "중국의 야욕에 눈감아선 안된다"

中, 강력 반발… 英과 고위급 무역협의 일방적으로 취소 보복나서

프랑스 국방부가 21일 원자력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와 구축함·잠수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 전단을 남태평양 해역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영국 해군도 지난 11일 스텔스 전투기 F-35를 탑재한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이 잇따라 중국이 영향력을 넓히는 남태평양 해역에 항공모함을 진출시키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남중국해 해역에서 동시에 군사행동을 하는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이 청나라와 맞붙은 아편전쟁에 프랑스가 참전한 이래 처음이다. 또 두 나라가 독자적으로 항공모함 전단을 남중국해까지 파견해 작전을 펼치는 것도 처음이다.

조선일보

영국의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왼쪽). 프랑스의 항공모함 샤를 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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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항모 전단은 다음 달부터 5개월 동안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작전을 전개한다. 이 기간 일본 자위대와 공동 훈련을 실시하며 인도, 이집트와도 공동 훈련할 계획이다.

프랑스군이 보유한 유일한 원자력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은 최근 18개월에 걸쳐서 성능 개선 작업을 해왔다. 샤를 드골은 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테러 조직 IS(이슬람 국가)가 지배하는 지역에 대한 공습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바 있지만 남태평양 지역에 파견되는 것은 처음이다. NHK는 프랑스가 항공모함을 5개월 가까이 태평양 지역에 파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다음 달 최신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남중국해에 보낸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연설에서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탈퇴하는 브렉시트(BREXIT) 이후의 영국의 군사 전략을 설명하는 연설에서 "영국과 동맹국들은 우리의 이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퀸 엘리자베스는 영국이 약 4조원을 들여서 2017년 취역시킨 최신 디젤 항공모함이다.

윌리엄슨 장관은 13일에는 호주 신문 인터뷰에서 "중국은 큰 기회의 나라이지만, 중국의 야욕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며 항공모함 외에도 영국의 다른 함정을 남중국해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의 군함이 조만간 호주를 거쳐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주변 해역을 항해할 예정이다.

프랑스와 영국이 항모 전단을 잇달아 인도·태평양에 파견하는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의 산호초 섬에 활주로, 군항 등 인공 시설을 만들어 영유권을 주장하며 항행의 자유를 무시하는 데 대한 반발 측면이 크다. 20세기 중반까지 아시아에서 식민지 경영을 했던 영국과 프랑스는 중국이 남태평양 해역을 장악하려는 데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두 나라는 이를 통해 미·북 정상회담 등으로 정세 변화 가능성이 있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특히 브렉시트로 자국의 위상이 약화하는 것을 만회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해군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미 7함대 소속의 구축함과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영국과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는 미국의 대(對)아시아 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영국이 항공모함을 남중국해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후, 양국 간의 고위급 무역 관련 협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1일 중국군이 지난 한 달 동안 20차례에 걸쳐서 해군, 공군 등이 참가한 합동 군사훈련을 하며 경계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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