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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주택시장 침체에…'3기 신도시' 남은 11만가구 축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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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시장 상황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검토"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집값이 가라앉으면서 이 지역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조성되는 ‘3기 신도시’ 축소론이 힘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과 12월 1·2차 수도권 공급계획을 통해 총 30만가구 중 19만가구를 공개했고, 나머지 11만가구는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시각이 정부 안팎에서 나오면서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2일 "강남을 비롯해 서울, 수도권 집값 안정이라는 취지에서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면서 "발표 때와 여건이 달라졌으니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원안대로 추진할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 떨어져 1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내림폭도 커지고 있다. 수도권은 0.08% 하락해 12주 연속 떨어졌다.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요 지역의 대출규제가 크게 강화된 데다 그동안 공급이 부족했던 서울에도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된 여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5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서울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3년치(3만470가구)보다 많은 물량이다.

조선비즈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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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에 당장 미분양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3기 신도시가 발표된 이후 주변 지역 청약 미달이 속출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단신도시 우미린더퍼스트’, ‘검단신도시 한신더휴’,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등 1~2월 검단신도시에 분양한 단지가 줄줄이 청약이 미달되거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검단신도시는 2기 신도시로, 3기 신도시로 선정된 인천 계양 인근에 있지만 서울 접근성이 보다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서울에서도 지난달 29일 청약을 진행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2순위에도 일부 주택형이 접수 마감에 실패해 2년만에 이례적으로 청약 미달 아파트가 나왔다.

3기 신도시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지정되는 만큼 현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미 지정된 3기 신도시 조성도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이 더딘 데다, 공시지가 현실화 방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공시지가가 계속 상승하는 추세라 추가 지정 시 보상비 문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3기 신도시가 중장기적인 공급 방안인 만큼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재건축이 사실상 중단돼 2023년 이후 서울의 입주물량이 거의 끊긴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공급계획을 미리 짜놓아야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2023년 이후 반포주공 1단지나 둔촌주공 등 서울 주요 재건축 신규 단지의 입주가 끝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접근성이 좋은 신도시 공급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으로 3기 신도시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이내로 갈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남양주 왕숙지구(1134만㎡, 6만6000가구), 하남 교산지구(649만㎡, 3만2000가구), 과천 과천지구(155만㎡, 7000가구), 인천 계양지구(335만㎡, 1만7000가구) 등 4곳이 지정됐다. 1차 계획과 함께 발표된 중소규모 택지 공급물량과 합치면 총 19만가구다. 나머지 11만가구는 올해 상반기 중 발표될 계획이다.

세종=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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