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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베네수엘라 ‘구호품’ 대결...“싸구려 쇼” “인간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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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콜롬비아와 이어지는 국경을 봉쇄한 베네수엘라 군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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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두 대통령’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원조 물품 반입을 놓고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원조 물품을 외세 개입을 유도하는 ‘싸구려 쇼’로 규정하고 국경을 봉쇄했으며,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인간사슬’까지 동원해 구호품 반입을 추진하고 있다.

구호품 반입을 둘러싼 대결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 VTV를 통해 “오후 8시부터 브라질과의 국경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콜롬비아 국경 폐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원조 물품의 반입은 베네수엘라 정부를 훼손하기 위한 것으로 이들의 물품의 국내 반입을 막기 위해 국경 폐쇄를 지속하겠다는 얘기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9일 카리브해 원조 물품 저장지인 네들란드령 3개 섬과 연결되는 해상 국경도 봉쇄하면서 주요 접경지역에 미사일과 보병을 대거 배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물품 반입을 막으면서도 “유럽연합(EU)이 자국에 주재하는 유엔 기관을 통해 제공하는 원조는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경제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외부의 구호품을 무조건 거부할 경우 민심 이반이 심각하게 나타날 것을 경계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우파 야권과 함께 구호품 반입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과이도 의장은 미국 원조 물품을 받기 위해 콜롬비아 국경으로 향했다. 야당의원 80명과 함께 콜롬비아 접경지로 이동한 과이도 의장이 동원할 구호품 반입 방법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간사슬을 만들어 구호품을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과이도 의장은 오는 23일까지 국제 구호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며 마두로 대통령과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미국과 야권에서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구호품 반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내심 원조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과 군부 이탈을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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