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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무료 건강검진 한다더니…中 정부, 위구르족 유전자 정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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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신장지역에서 3600만명 무료 검진

유전자 채취, 美 기술과 DNA 데이터에 의존

美 장비 기업 “더이상 장비 공급 안할 것”

헤럴드경제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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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당국이 신장 위구르족 통제를 위해서 DNA 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건강검진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DNA 수집에는 미국의 장비가 사용됐으며, 해당 장비를 제작한 기업들은 중국 측에 장비를 더이상 공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인권단체와 위구르 활동들의 증언을 인용,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들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들이 구축한 DNA 데이터베이스가 중국 당국에 저항하는 위구르 인들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무료 건강 검진’ 명목으로 위구르족의 얼굴을 스캔하고, 목소리를 녹음하며, 지문을 채취했다. 검진에 참가한 위구르족인 타이르 이민 씨는 “그들은 심장이나 신장 등을 검사하지 않았고, 결과를 보려는 내 요청도 거절했다”면서 “내가 더 궁금하면 경찰서에 가서 물어보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무료 건강검진 캠페인에 참여한 위구르족의 수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거의 3600만 명에 달한다. 위구르족과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당국은 DNA 샘플, 홍채 이미지, 기타 개인 데이터를 수집했다. 일부 주민들이 한 번 이상 참여했는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정보 수집 과정에서 장비, 유전자 데이터 등이 ‘강제로’ 활용된 장비업체와 유전 연구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장비를 ‘악용’했다는 사실이 전해 진후 보이콧을 선언했다. 중국 경찰은 메사추세츠에 근거지를 둔 써보 피셔 사의 장비와 위구르족 유전자 비교를 위해서 예일대의 유전학자 케네드 키드의 유전 물질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

지난 20일 써모 피셔 측은 “위구르족 추적 운동이 주로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신장 지역에서는 더 이상 장비를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NYT 측에 별도로 “우리의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 관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고 설명하기도 했다.

키드 박사 역시 자신의 ‘물질’과 노하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 과학자들이 사전 동의가 필요한 과학적 규범 안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기존의 생산 혹은 연구 목적과는 다른 형태로 과학적 지식이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최첨단 지식을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현실이 오늘날 중국의 위구르 유전자 데이터 구축과 같이 악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NYT는 “중국의 캠페인은 부분적으로 공공 DNA 데이터베이스와 상용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캠페인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만들어졌거나 관리되고 있다”면서 “중국 과학자들은 위구르 DNA 샘플을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에 기증해 과학적 동의 기준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장 지역에서 미국 기술 사용 현황을 정밀 추적해 온타리오주 윈저대 마크 문스터힐름 부교수는 “글로벌 과학계의 협력이 이런 유형의 유전자 감시를 합법화한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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