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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팀 킴' 지도자 비리,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조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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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특정감사 통해 총 62건 감사 청구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노컷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 장반석 감독 등에게 폭언과 폭설 등 인권 침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감사 결과 확인됐다. (노컷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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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입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오해원 > 네. 안녕하세요

◇ 임미현 >오 기자가 가져온 이번 주의 주제는 뭐죠?

◆ 오해원 >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또 최근에는 그동안 지도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소식을 폭로해 다시 한번 모두를 놀라게 했던 ‘팀 킴’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입니다.

◇ 임미현 >어제 감사 결과가 발표됐죠?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때만 해도 모두가 박수를 치며 기뻐했는데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었어요.

◆ 오해원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큰 인기를 끌었던 ‘팀 킴’인데요. 그들을 지도했던 한국 컬링의 대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가족으로부터 오랜 기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용기있는 고백을 지난해 11월에 했습니다.

선수들은 김경두 전 직무대행을 비롯해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 등에게 욕설 및 폭언을 당했고 지도자의 본분을 지키지 못해 선수로서 경기력 유지 및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대회 출전 상금 및 후원금 등을 김경두 일가가 횡령했다는 의혹과 자신들이 속한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사유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이유를 제기하며 지도자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겁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지도자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소식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가만있을 수 없겠죠. 대한체육회 등과 함께 합동조사에 나섰고, 경북체육회는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계약만료를 이유로 김경두 일가와 갈라섰습니다.

◇ 임미현 >감사가 예정된 기간에서 추가됐고, 또 외부 전문가까지 투입돼 세세하게 살펴봤다면서요?

◆ 오해원 >그렇습니다. 금전적인 문제가 크게 제기된 만큼 회계 전문가가 두 명이나 투입돼 ‘팀 킴’과 관련된 금전의 흐름을 살폈고 여기서 큰 문제가 공개됐습니다. 대회 상금과 외국인 지도자 성과급 등 3080만원의 상금을 횡령한 정황이 밝혀졌고, 각종 단체에서 몰려든 지원금 9386만8000원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에 해외 전지훈련 비용을 이중 청구하거나 허위 증빙자료를 제출해 1234만9170원의 예산을 추가로 받았고, 선수들의 외부 강습비 강의료 약 137만원도 지도자 개인 통장으로 받은 혐의입니다.

선수 개인에게 온 응원편지나 선물 소포도 지도자들이 먼저 뜯어보는가 하면,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욕설과 폭언을 일삼고 다른 팀 선수와의 인사도 금지하게 하는 등의 과도한 사생활 통제가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번 감사를 통해서 김경두 일가뿐만 아니라 이들이 소속됐던 경북체육회와 경북컬링협회, 의성컬링센터 등의 각종 비리가 적발됐습니다. 결국 문체부는 8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총 예순두 건의 감사 처분을 요구할 정도로 엄청난 비리의 온상이었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선수들도 예상했던 것 이상의 문제가 밝혀지자 상당히 놀라는 모습이었는데요. 국민 영미의 주인공이죠. ‘팀 킴’의 김영미 선수 소감 들어보시죠.

"저희가 호소문을 통해 말씀드렸던 내용들이 사실인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되어 속이 후련하고 상금과 관련해 저희도 의심만 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금액이 부당하게 취해졌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해 많이 놀랐다"

◇ 임미현 >오해원 기자가 지난 동계올림픽 때도 컬링 종목을 현장에서 취재했잖아요. 혹시 그 때는 이런 낌새가 있었다거나 뭐 그런 일 없습니까?

◆ 오해원 >아마 저 뿐 아니라 한 번이라도 컬링장을 취재한 기자라면 모두 느꼈을 겁니다. 보통 경기의 중심은 선수잖아요. 특히 컬링은 경기 중에도 지도자의 지시 보다는 선수들이 직접 상의하며 경기 상황상황을 대처하는 경우가 많은 종목인데요.

‘팀 킴’은 조금 달랐습니다. 김경두 전 회장 직무대행의 딸인 김민정 감독이 가장 많이 취재진과 만나더라고요. 기자들은 선수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지만 그럴 때 마다 김 감독은 선수 보호를 이유로 인터뷰를 하고 있던 선수를 대기실로 들여보내면서까지 자신이 직접 취재진과 만났어요.

그리고는 아버지인 김 전 회장 직무대행의 업적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사실 듣기 좋은 소리도 한 두 번이죠. 몇 번이고 비슷한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면 짜증이 나지 않겠습니까? 나중에는 김민정 감독만 와도 아예 물러서는 기자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김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믹스더블 감독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번 감사 결과 김민정 감독은 선수로, 장반석 감독은 트레이너로 경북체육회와 계약되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외국인 지도자는 물론, 국내 동료 지도자들도 실력없는 지도자라고 평가했던 이들 부부는 결국 무자격 지도자였던 거죠.

사실 김민정 감독과 저만 얽힌 에피소드도 하나 있는데요. 대회가 다 끝나고 우리 선수단 해단식을 찾아갔어요. CBS 라디오에 ‘팀 킴’ 선수들을 섭외해 달라는 회사의 명령을 받고, 선수단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선수들과의 접촉은 거절 당했고요. 그래서 김민정 감독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갑자기 저를 쏘아 보더니 한 마디 하더라고요. “그런데요”라고요.

옆에 있던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보기에도 제 상황이 당황스러웠는지 본인도 “저기요. 김 감독님”이라고 불렀더니만 이번에는 “안한다니까요”라고 홱 쏘아붙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관계자도 당황해서는 “전 대한체육회 누구누구인데요”라고 소개하니까 김 감독이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아 죄송합니다”이러더라고요. 당시 이 상황을 보고하니까 회사에서도 출연 없던 일로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 임미현 >아니 그런 일이 있었어요? 선수들이 한창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선수들을 알릴 좋은 기횐데 왜 그런 거죠? 잘 이해가 되질 않네요

◆ 오해원 > 당시 선수들이 처했던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대회 당시 선수들은 개인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고 합니다. 선수들이 직접 이야기한 내용인데요.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서 외부와 단절해야 한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참 구시대스러운 발상인데요. 여기에 선수들의 인터뷰를 막고 감독이 직접 취재진과 만난 것도 모자라 행여 선수들이 취재진 앞에 서는 경우에는 꼭 김경두 전 직무대행에게 감사를 표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합니다.

김경두 전 직무대행이 우리나라에 컬링이라는 생소한 종목을 도입한 선구자적인 인물인 것도 맞고, 또 ‘팀 킴’을 지도해서 올림픽 은메달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올려놓은 것도 맞는데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 감사 인사를 하는 게 진짜죠. 이렇게 걸레 쥐어짜듯 해서 나오는 감사 인사가 정말 고마워서 그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시키니까 했던거죠.

◇ 임미현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체육부 오해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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