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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법정관리 추적] 삼성전자 밴더 지투하이소닉, DIP금융으로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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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법원, 제3자 관리인 선임...M&A 박차 가하나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삼성전자 등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 상장기업 지투하이소닉이 스토킹 호스방식(Stalking Horse)의 인수합병(M&A)으로 출구전략을 모색한다.

21일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투하이소닉에 대해 개시결정을 내렸다. 회생법원의 개시결정에 따라 지투하이소닉의 경영은 법원이 통제하고 관리한다.

법원은 회생절차 중 기업을 이끌어갈 관리인으로 이희우 경영지배인을 제3자 관리인으로 선정했다.

앞서 지투하이소닉은 곽병현 전 대표이사를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곽 전 대표이사는 구속 수감됐다. 횡령 등 발생금액은 모두 258억7800만원으로 회사가 회생법원에 신고한 부채 규모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대표사의 횡령이 회사의 유동성 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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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채권자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내달 28일까지 채권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IB업계는 회사의 주주와 사채권자가 약 5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투하이소닉 회사채는 지난 2016년 5월 표면금리 1%, 보장수익률 5%, 5년 만기 등의 조건으로 200억원 발행됐다. 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베트남 공장을 신설하고 만기가 도달한 은행 대출을 갚는 데 사용됐다.

현재 사채권자와 정확한 채권액은 회생절차에서 채권을 신고기간을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법원은 회사의 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조사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정해 파견하기로 했다. 삼일회계법인은 4월 8일까지 회사의 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산출해 법원에 보고한다.

인수의향 기업 DIP금융 수혈...스토킹 호스로 기업가치 극대화할 듯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지투하이소닉은 유동성 위기에도 인수의향기업으로부터 DIP금융을 지원받아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DIP 금융은(Debt In Possession Financing)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에 대해 운영자금이나 회생절차 종결을 위한 자금(exit financing)을 지원하는 법정관리 투자기법이다. 구조조정 업계에서는 지투하이소닉의 기술력이 DIP금융을 지원받은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투하이소닉에 대한 DIP금융의 규모와 인수의향 기업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는 확보된 운영자금으로 원자재를 구매하는 등 제조와 영업을 이어가면서 조기에 M&A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DIP금융을 지원하더라도 회생법원은 공정한 매각을 위해 공개매각을 할 예정이다. 구조조정 업계와 파산법조계는 회생법원이 지투하이소닉에 대해 스토킹 호스 방식의 M&A절차를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지투하이소닉이 현재 상장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있으나 M&A가 성사되면 투자금을 조기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인수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많다“며 “회생법원이 스토킹 호스 방식의 M&A절차를 적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회생절차 공개매각 절차를 적용하더라도 DIP금융을 제공하는 기업이 직ㆍ간접적인 프리미엄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는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을 말한다. 회생기업은 인수의향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공개입찰을 하는데, 응찰자가 없으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된다. 반면 더 나은 조건을 낸 응찰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DIP금융을 지원하는 기업이 지투하이닉스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고 향후 공개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게 구조조정 업계와 파산법조계의 전망이다.

회사는 이른 시일 내에 M&A를 마치고 재상장을 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투하이소닉이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M&A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M&A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투하이소닉은..

지난 2001년에 설립된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자동초점 구동장치인 AF액츄에이터 및 OIS 액추에이터를 제조 판매하는 것을 주력으로 했다. 회사는 2004년 필리핀 법인을 설립, 2013년에 1만 6000㎡ 부지에 13만 541㎡의 규모의 공장을 새로 준공했다.

주력 사업 아이템인 AF액츄에이터 및 OIS 액추에이터에 대해 국내외 109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증강현실 기기(VR)에 들어가는 HD 햅틱 액추에이터에 대해서는 국내외 31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주요 모듈 거래처는 삼성전자, 파워로직스, 캠시스, 엠씨넥스 등이고 삼성전자, 엘지전자, 소니, 화웨이가 최종 납품처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삼성 등 국내업체에 집중되고 있으며, 최근 매출 구조 다변화를 위해 중국, 대만, 일본 등 해외 기업에 판매망을 통한 영업을 진행해 왔다.

2004 당시 74억의 매출을 기록한 회사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어 회사는 필리핀 신공장 준공 후인 2015년 536억원을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회사의 실적 악화는 경영권 분쟁과 관계가 깊었다. 2012년 5월 임종관 모아텍 대표는 보유하고 있던 모아텍 주식 대부분을 335억원을 받고 미네비아에 매각했다. 일본기업인 미네비아가 기술력 있는 국내 기업을 인수하면서‘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논란 속에 매년 흑자를 내던 모아텍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같은 시기 자회사였던 지투하이소닉도 영향을 받았다. 모아텍은 지난 2014년 지투하이소닉 보유 지분을 김삼송 다이아벨 회장에게 매각했다. 2014년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김삼종 다이아벨 회장 외 2인이다. 주인이 바뀌자마자 김 회장과 기존 경영진인 류재욱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2014년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다 2015년 1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실적개선을 기대했지만 2016년 49억원, 2017년 27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8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억원 소폭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져다.

회사의 부채비율도 덩달아 늘었다. 2012년 25%였던 부채비율은 2014년 88%로 증가하다가 2018년 3분기 67%를 기록했다.

지난해 지투하이소직을 인수한 곽 전 대표는 인수 6개월 만인 지난달, 지분 대부분을 몰래 장내 매도하고 횡령과 배임행위로 수사를 받았다.

양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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