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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18만원 짜리 ‘하트 모양 수박’…글로벌 시장 사로잡은 新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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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시장 휩쓴 ‘부처님 모양 배’, ‘네모 수박’

과일 섭취가 부족한 1인가구, 선물용으로 인기

품종 개량한 과일, 프리미엄 수요 덕에 효자상품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부처 모양의 배, 하트 모양의 수박과 레몬을 선물 받는다면 어떨까? 속살이 하얀 수박부터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는 멜론, 껍질을 벗겨 먹는 무 등 일반 과일과 달리 품종을 개량하거나 모양을 변형해 만든 ‘이색 과일’이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일본 등 농가들은 품종·모양을 개량한 이색 과일로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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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모양 배.(사진=프루트 몰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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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양만 바꿨을 뿐인데 효자상품 된 배·수박

부처 모양의 배는 지난 2009년 중국 농부 가오 샨짱(Gao Xianzhang)이 처음 개발한 것이다. 배가 다 자라기 전에 부처 모양의 플라스틱 몰드에 넣어 재배하는데 모양이 제대로 잡히도록 연구하는 데에만 6년이 걸렸다.

가격은 한 개당 한화로 6000원~1만 원 정도로 비싸지만, 중국·베트남 사람들은 부처 모양의 배를 먹으면 행운이 온다고 믿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색 과일이 인기를 끌자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의 프루트 몰드 컴퍼니(Fruit Mold Co)사는 2010년 초반부터 부처 모양 뿐 아니라 다양한 플라스틱 몰드를 만들어 팔고 있다. 이베이, 아마존 등 글로벌 쇼핑몰에도 입점한 상태다.

일본에서 재배된 하트 모양 수박, 네모난 수박 역시 플라스틱 몰드를 통해 만든다. 하트 모양의 수박을 처음 재배한 사람은 일본 구마모토 현의 농부 기무라 요이치다. 소비자들이 수박을 먹으면서 더 재미있는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트 모양 수박을 개발하게 됐다. 한 통에 한화로 18만원을 호가하지만 과일을 자주 사먹지 못하는 1인 가구 등에게 프리미엄 선물로 인기가 좋다.

네모난 수박 역시 평균 무게가 6㎏이 넘고 가격은 3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을 호가한다. 비싼 가격 때문에 선물용, 관상용으로 많이 팔린다.

◇ “베란다에서 키우는 멜론”…품종 개량으로 고수익

모양뿐만 아니라 맛, 당도 등을 개선한 개량 품종 과일은 경매를 통해 최소 백만 원대에서 수천만 원까지 거래된다.

일본 이시카와현 농부들이 16년에 걸쳐 개발한 ‘루비 로만 포도’는 포도 알 하나가 탁구공 정도의 크기로 한 송이에 평균 475만원 정도다. 첫 경매가 열린 2017년에는 111만엔(약 1124만원)에 팔렸다.

일본의 난토종묘 주식회사는 베란다 텃밭 시리즈로 화분을 이용해 손쉽게 베란다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했다. 멜론 이외에도 토마토, 수박, 가지 등 물과 비료만으로 일반 가정에서 키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껍질이 까맣고 줄무늬가 없는 ‘덴스케 수박’은 노란 속살에 씨도 없어서 먹기 편하다. 1년엔 1만개밖에 재배할 수 없어 한통에 725만 원 정도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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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에스 (사진=농촌진흥청)


우리나라에서도 신품종 과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제품들을 재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5년 탁구공 크기의 사과 ‘루비에스’를 선보였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소용량 과일이 인기를 끌면서 50g 안팎의 크기로 개량한 것이다.

국산 품종인 루비에스는 일본 품종보다 한 달가량 일찍 수확되고 저장성이 강하다. 특히 당도(13.8브릭스)와 산도(0.49%)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맛도 우수하다. 깎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데다 크기도 작아 나들이용으로 적합하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싸고 맛있는 과일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품종에 고품질의 과일이 생겨나면서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과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품종 개발이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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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모양 수박 (사진=일본 쇼핑사이트 라쿠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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