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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전·월세 신고제’ 도입 논의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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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입법계획 없다” 밝혔지만

내부적으론 “검토해보자” 기류

임대소득세 과세 기반 확충 기대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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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전·월세 계약 내용을 시·군·구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는 ‘전·월세 신고제’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전·월세 거래시장이 투명해지고 임대소득세 과세 기반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참고자료를 내어 “임대차 계약 신고 의무화 방안과 관련해 정부의 입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토부가 임대차 계약 신고 의무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입법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즉시 해명에 나선 것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논의해보자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택 매매 거래와 달리 임대차 거래는 신고 의무가 없어 전·월세 정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건축물대장과 확정일자 자료 및 국세청 월세소득공제 신고자료 등 전·월세 관련 데이터를 통합한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으로 분석했더니, 지난해 8월 기준 임대 목적으로 사용하는 개인 보유주택 673만가구 가운데 임대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주택은 22.8%인 153만가구로 전체 임대주택의 4분의 1에도 못미쳤다. 서울은 임대용으로 사용중인 주택 118만5천여가구 가운데 임대료 파악이 가능한 임대주택이 41.7%인 49만5천가구에 그쳤다.

현재 전·월세 임대차 현황은 확정일자 및 월세 세액공제 신고, 임대사업자 등록 자료 등 3개 데이터를 통해 파악된다. 그러나 임차인들은 보증금이 소액일 때에는 보증금 손실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반대로 보증금이 고액인 경우엔 증여세 조사 등을 피하려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임대인들은 세원 노출을 꺼려 임대사업 등록을 하지 않는 사례가 많으며, 임차인의 월세 세액공제는 연소득 7천만원 이하 봉급생활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전월세 신고제는 이런 임대차 정보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으로 꼽힌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차 거래 정보를 투명화하고, 실거래 기반 과세를 통한 형평성 제고에도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월세 신고제 도입 논의는 지난해 논란이 일었던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임대차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2월 ‘집주인과 세입자가 상생하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임대인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발적, 단계적인 임대주택 등록 확대를 꾀하기로 한 바 있다. 다만 임대주택 등록 확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법적 의무화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후 임대로 등록한 주택은 보유·양도소득세 등 감면 혜택이 제공되는 대신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전월세 상한제’(연 5%)가 적용되면서 제구실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월말 현재 임대주택 등록 사업자 수는 40만7천명, 임대주택 수는 136만2천호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민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부동산학과)는 “임대차 거래 정보 투명화는 필요하지만, 전·월세 내역 신고를 동반하는 임대주택 등록제 활성화와 연계해가면서 연착륙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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