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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당] 대법 "육체노동 정년 60→65세로"…30년 만 판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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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들이 육체노동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나이는 과연 몇살일까요? 그동안 우리 법원은 30년 동안 60세까지라고 판단해 왔죠. 앞으로는 5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21일) 대법원이 이 연령을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30년 만에 내놨기 때문입니다. 산업계와 국민 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바뀌는 대법원 판례와 파장을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오늘은 나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국회의원이 되려면 25세 이상, 대통령이 되려면 40세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복국장 이하 반장들 모두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은 두 사람만 자격이 주어지죠.

중앙선관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0대 총선 당선 기준으로 국회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55.5세였습니다. 3년이 지났으니까 올해 평균나이는 약 58.5세가 됐습니다. 여기서 문제입니다. 현역의원 가운데 최연장자는 누굴까요? 가나다 순인데요. 정답은요. 바로 강길부, 박지원 의원. 77살 동갑입니다. 그럼 생일을 봐야겠죠. 심지어 1942년 6월 5일로 같습니다. 선수도 둘 다 4선이라 위아래를 가릴 수가 없네요.

14대 국회에서는 고 문창모 의원이 88세에 당선돼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었죠. 따라서 국민들이 선택만 해준다면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즉 국회의원은 정년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개 근로자들은 정년이 있습니다. 공무원은 법으로 일반 회사는 단체협약, 인사규정으로 정해놓죠. 규정이 없는 직역의 노동자들은 통상 대법원 판례로 정년을 판단하는데요. 프로야구선수 40세, 미용사 55세, 민간 보육교사 57세, 소설가, 의사 65세, 그리고 변호사, 목사가 70세까지 대법원에서 인정받은 판례가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특수 직종이라 그렇지 판례에 다른 대부분 육체 노동자들의 정년은 60세입니다.

이 나이가 왜 중요하냐면 바로 일을 해 돈을 벌 수 있는 나이, 즉 '가동 연한'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당시 4살 박모 군이 수영장에서 숨진 사고 이후 가족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1, 2심은 판례에 따라 육체노동 정년을 60세로 판단해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박군 가족은 60은 너무 낮다, 65세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상고한 것입니다.

사실 요즘 60이 넘어도 활발하게 경제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런데 60이라는 판례는 1989년, 즉 30년 전에 나온 겁니다. 그 사이 평균수명은 10년이 늘었고 은퇴 후 다시 취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하급심에서는 육체노동 정년을 65세로 봐야 한다는 판결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60에서 65세로 늘리는 것은 단순히 가동연한을 5년 높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당장 법원에서는 손해배상액이 높아지게 되죠. 자연히 차량이나 각종 보장보험 보험금도 오르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일반 기업 정년도 높아지고 퇴직금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산업계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넘겼는데요. 오늘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 제도가 정비·개선함에 따라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다수 의견입니다.]

오늘 발제는 나이로 죽 이어가겠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불구속재판을 요구하며 보석을 신청했죠. 71세 고령이라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했는데요. 그러나 검찰은 나이가 더 많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됐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명박 전 대통령 측도 고령인 데다 건강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죠.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심각해 돌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는데요. 그런데 보석을 요청한 것은 변호인이었지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이재오/자유한국당 상임고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께서 체면이 있어서 본인이 아프다는 걸 밖으로 이야기하는 것들을 좋아하지 않으세요. 내가 죽어도 감옥에서 죽어나가지 내가 보석으로 나가겠냐. 우리가 볼 때 저대로 가다가는 잘못하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이 전 대통령 건강이 보석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검찰을 향해서는 "역대 검찰 중에 가장 잔인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무일 검찰총장, 윤석열 지검장도 구치소에 들어가 살아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참고로 2007년 대선 전 MB가 당내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며 걱정해준 분이 있었죠.

[박근혜/전 대통령 (2007년 9월 7일) : 앞으로 정말 큰 대사를 치르시려면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 중요한데 건강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2007년 9월 7일)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거 한다면서요? 단전호흡 (단전호흡. 예) 저도 그걸 배워야겠어요. 그건 집에서 할 수 있어요?]

[박근혜/전 대통령 (2007년 9월 7일) : 뭐…그냥 조그만 방에서 얼마든지. 그런데 그게 끈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재미있고 그런 게 아니니까. 거의 수도하듯이.]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올해 67세인데요. 보수 성향 유튜브에서는 건강이 위독하다 몸무게가 30kg대까지 줄었다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법무부에 따르면 "몸무게나 혈압에 큰 변화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육체노동 정년 '60→65세'…대법원 30년 만에 판례 변경 >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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