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신기루 컬링동화③] 폭언에 채용비리…'팀킴' 은메달에 감춰진 민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체부, 여자컬링 국가대표 호소문 관련 특정감사 결과 발표

김경두 전 컬링연맹 부회장 등 지도자 일가족 비위 밝혀내

아시아경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대표팀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김은정(왼쪽)과 김영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성과를 달성한 여자컬링 국가대표 '팀킴'. 감동 스토리의 이면은 지도자의 폭언과 부당한 대우, 조직 사유화 등의 비위로 얼룩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결과에는 선수에 대한 지도자의 인권 침해와 부실한 지도, 조직을 사유화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문체부는 팀킴을 지도한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가족인 장반석·김민정 감독 등 경북체육회 컬링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욕설(폭언), 인격 모독, 과도한 사생활 통제 등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이)선수들의 소포를 임의로 개봉하거나, 언론 인터뷰에서 김 전 부회장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도록 강요하고, 특정 선수를 훈련에서 배제하는 등 선수들이 호소문에서 제기한 인권 침해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장 감독과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선수들을 위한 훈련지도보다 외국팀 초청, 훈련계획 수립 등 행정업무에 치중하는 등 선수단 지도에 충실하지 않았다. 경상북도체육회는 지도자들의 부실한 지도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 문제를 포함한 조직 사유화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부회장이 컬링연맹 회장 직무대행을 역임하면서 친인척을 채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 정관을 위반하고 자신의 조카를 국가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채용 면접에는 김 전 부회장과 김 감독, 장 감독 등이 참여했다.


아시아경제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지난해 11월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킴'은 최근 대한체육회에 낸 호소문과 관련해 지도부가 해명을 한 부분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전 부회장의 아내를 포함한 일가족은 계약·임명 등 정당한 절차 없이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로 활동하며, 국가대표 지도자 수당을 수령하거나 국가대표 지도자로서 해외에 파견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김 전 부회장의 아들이 군 복무 중 평창올림픽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신청서를 허위로 제출한 정황도 있다.


이밖에 의성컬링센터를 김 전 부회장이 사유화한 흔적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계에서 선수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감사결과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해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혁신위원회'에 별도로 보고하고, 이후 위원회와 함께 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등 팀킴 5명이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부회장을 비롯한 경북체육회 컬링지도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문체부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가 합동감사반을 꾸려 지난해 11월19일부터 5주 동안 감사를 진행했다.


문체부는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수사의뢰 6건(중복 포함, 수사의뢰 대상자 3명·2개 기관) ▲징계요구 28건(중복 포함, 징계대상자는 10명) ▲주의 1건 ▲ 환수 4건 ▲기관경고(주의) 4건 ▲개선 7건 ▲권고 11건 ▲통보 1건 등 총 62건의 감사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관련 법률에 따라 향후 1개월간 감사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을 받은 후, 최종적인 결과를 경상북도와 대한체육회, 대한컬링경기연맹, 경상북도체육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각 기관은 통보 내용에 따라 징계, 환수, 개선, 사법조치, 권고사항 이행 등, 감사결과에 따른 처분을 조치하고, 이행 결과를 문체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