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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TF확대경] 최태원 SK 회장은 왜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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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SK㈜의 대표이사 직책은 유지하면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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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 이사회 의장직 내려놓을 듯…"책임 경영 강화 조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 대표이사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그룹 경영과 감시를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1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SK㈜는 다음 달 5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건 상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2016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으며, 임기는 다음 달 만료된다.

SK그룹은 SK㈜가 핵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지배 구조 최정점에 있는 SK㈜에 대한 영향력이 곧 그룹 경영권을 좌우한다. SK㈜의 지분율은 최태원 회장이 18.44%다. 이곳의 대표이사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한 건 그만큼 SK㈜가 경영 활동에 있어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면 의사 결정 단계를 줄일 수 있다. 다만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이사회가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렵다.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건 스스로 SK㈜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는 행보다. 지배구조 개선 및 책임경영 체제 확립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재계의 해석도 다르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측이 이와 관련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최태원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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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측은 최태원 회장이 SK㈜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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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으론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런 결정과 관련해 "이사회와 경영을 분리해 책임 경영을 높이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접근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의 이사회 의장직 사퇴를 놓고 그의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 구현과 연결하는 시선도 있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SK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가치는 고객과 주주 등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는 이사회가 주주들의 권한을 대변하는 역할에 더욱 충실하도록 하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이 실제로 의장직에서 물러날 경우 SK㈜ 뿐 아니라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 핵심 계열사에서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통해 최태원 회장이 '책임 경영 시대'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 신임 이사회 의장으로는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물이 선임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역시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처다. 재계에서는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것과 관련해 회사 측은 아직 조심스러운 움직임이다. SK㈜ 관계자는 "사외이사 후보자를 최종 확정하는 건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권한"이라며 "이사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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