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타임아웃] 세계대회 코앞인 차준환, 13시간 날아와 동계체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입용 국내성적' 필요해 귀국… 오서 코치 "정말 답답한 노릇"

조선일보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8·휘문고·사진)이 지난 16일 귀국했다. 21~22일 태릉 빙상장에서 열리는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 남고부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평소 그가 훈련하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체전이 열리는 서울을 오가려면 왕복 비행시간만 26시간에 이른다.

차준환이 서울 대표로 나서는 남고부 A조엔 4명만 출전한다. 실력으로 봤을 때 차준환의 금메달은 '누워 떡 먹기'나 다름없다.

다음 달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준비에 한창이던 차준환이 갑자기 동계체전 출전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무릅쓴 것은 대학 진학 때문이다. 올해 고3인 그는 2019년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국내 대부분 대학의 체육특기자 입시 요강엔 특정 대회 출전이나 입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전국 규모 대회 입상' '국제 대회 우수 성적' 같은 모호한 표현이 많다. 이렇다 보니 선수는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 출전해 이력을 쌓으려고 한다. 동계체전도 그중 하나다. 2015년부터 토론토 생활을 한 차준환은 고교 입학 후 동계체전에 출전한 적이 없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국내 대회 중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전국체육대회·동계체전 성적이 입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입을 앞둔 체육특기자가 이 대회에 출전하는 건 일종의 '불문율'이다"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최근 3년 연속 피겨 국내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2월엔 한국 남자 사상 첫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동)을 땄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동계올림픽, 세계선수권과 더불어 피겨 최고 권위 대회 중 하나다. 차준환의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가 '국내 선수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로도 입시에 부족한 거냐'며 답답해했다"고 전했다.

차준환은 24일 토론토로 다시 돌아가 세계선수권 준비뿐만 아니라 시차(14시간) 적응, 컨디션 조절 등 여파와 씨름해야 한다. 여러모로 피곤한 '고3 수험 생활'이다.

[포토]왕복 26시간 '대입용 국내성적' 필요해 귀국한 차준환

[이순흥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