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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패기의 푸틴도 낮은 지지율에 '민생 안정·감세' 강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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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국정연설 "미사일 유럽 배치되면 미국 표적"

지지율 의식해 빈곤 퇴치 등 국내 사안 대부분 할애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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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미국 자체를 겨냥해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나 푸틴은 역대 최저로 떨어진 지지율을 의식한 듯, 군비 경쟁 강화를 위해 먼저 행동하지 않겠다며 민생 경제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례 의회 국정연설에서 "러시아는 미사일이 배치될 유럽뿐 아니라 미국 본토를 겨냥할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대결을 추구하고 있지 않다.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에 대응해 미사일 배치의 첫 단추를 끼우지는 않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미사일을 개발해 유럽에 배치한다면 이는 국제 안보 상황을 극적으로 악화시켜 러시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미사일이 유럽에 배치될 경우 우리는 대칭적인 행동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러시아는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 미사일 시스템 사용에 결정을 내리는 의사결정센터(지휘본부)를 향해 무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결정한 미국 본토의 군사 지휘본부도 표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개발 중인 첨단무기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푸틴은 수중 드론 '포세이돈'으로 무장할 첫 번째 핵잠수함이 올해 봄에 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건조 중이거나 미래에 건조될 수상함 및 잠수함이 마하 9의 속도로 1000km 이상의 사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으로 무장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미국에 대한 공격적 발언이 쏟아졌지만 연설이 진행된 90분 중 1시간 가까이는 환경 문제와 빈곤 퇴치, 인프라 구축 계획 등 내부 사안에 할애됐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안에 (러시아는) 변화를 느껴야 한다"며 "러시아 가구의 소득은 당연히 상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900만명의 러시아인이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다. 너무 많다. 국가가 도와야 한다"면서 새로운 아동 혜택 정책과 세금을 낮추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언제나처럼 차분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유지했지만, 크렘린궁은 최근 몇 달 새 크게 하락한 지지율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에 대한 신뢰도는 33.4%로 13년 만에 최저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한 유권자도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10월 조사 때에는 '지금 대선이 치러지면 푸틴을 뽑겠느냐'는 질문에 40%만이 '그렇다'고 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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