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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란 의회 강경보수파, 로하니 탄핵 도모…실현 가능성 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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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합의 경제적 성과 부실, 민생고 가중 이유

연합뉴스

2017년 로하니 대통령의 유세에 참가한 지지자들
[테헤란=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의회의 강경보수파 일부에서 중도·개혁파가 지지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탄핵하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로하니 대통령이 국내 경제를 살리고자 서방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성사했으나 결과적으로 미국이 탈퇴하면서 제재가 복원됐고 물가 급등, 심각한 실업 등 국내 민생고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란의 보수적 종교도시 곰을 지역구로 둔 모즈타바 졸누리 의원은 이달 17일(현지시간) 로하니 대통령의 탄핵 결의안을 발의하고, 동료 의원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이 의회에 상정되려면 의원 총원(290명)의 3분의 1(97명) 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총원의 3분의 2(194명)가 넘어야 하고, 가결되더라도 최고지도자가 최종 승인해야 한다.

졸누리 의원의 탄핵안은 서명 단계서부터 좌초될 위기다.

이란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19일 현재 대통령 탄핵안에 서명한 의원은 18명에 그친다. 그는 "말로는 의원 80여명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했는데 대부분이 실제 서명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개혁 성향은 물론 이란의 보수적 언론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매우 작게 전망하면서 의회의 보수파가 경제 정책 실패 지렛대로 삼아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탄핵안을 발의하는 강경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도 성향 신문 에테마드는 최근 "의회 보수파가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전 테헤란 시장을 대체자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갈리바프 전 시장은 2013년과 2017년 대선에서 모두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실제 탄핵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의회의 이런 움직임은 그의 지지도가 예전 같지 못한 현실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2017년 대선에서 투표자의 과반을 얻어 승리했다.

성직자 출신이지만 온건하고 실용적인 노선을 내세운 그의 지지 기반은 젊은 층, 여성, 대도시 거주자, 고학력층 등 개혁 성향의 유권자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 다르게 핵합의로 대표되는 로하니 정부의 서방과 관계 개선 정책으로 국내 경제 문제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개선되지는 못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이와 함께 식어가는 흐름이다.

이란의 현실은 로하니 정부의 실정일 수도 있지만, 미국이 지난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제재를 복원해 핵합의를 발판으로 이란에 진출,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과 자본이 대부분 철수한 탓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제재를 다시 받게 된 이란 국민의 로하니 정부에 대한 평가는 내년 4월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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