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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비건-北김혁철 '하노이 담판'…제재완화 던지고 영변+α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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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 (종합)하노이서 21일쯤 막판 실무협상...금강산 관광 등 상응조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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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마친 뒤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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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가 2차 정상회담의 성패를 결정짓는 7일 간의 실무협상에 사실상 돌입했다.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낮은 단계'의 북미간 의제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에 이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하노이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비건-김혁철' 라인이 참석하는 본협상은 21일쯤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팀은 오는 27~28일 열리는 정상회담 직전까지 약 6일 간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과 그 이상의 비핵화 조치, 북미 연락사무소·종전선언을 넘어서는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의 선택과 조합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비건 하노이行, 김혁철과 21일쯤 실무협상 본격화

미국 국무부는 비건 대북대표가 1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비건 대북대표는 다음주 열리는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대미대표는 이날 하노이에 도착한다. 김 대미대표는 전날 평양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하노이로 출발했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도 동행했다.

북미는 비건 대북대표와 김 대미대표가 하노이에 도착하는 대로 핵심 의제와 정상회담 합의문을 조율하는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협상 대표의 재회는 지난 6~8일 평양 회담 이후 약 2주 만이다.

이에 앞서 북미는 이미 하노이에 도착한 알렉스 웡 국무부 차관보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낮은 단계의 실무팀을 가동해 의제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에 임박해 진행되는 실무협상 대표간 회담에 앞서 북미간 이견을 조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대니스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국무위 부장은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동선 등을 조율하는 의전·경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북미 의제·의전 협상팀이 여러 갈래에서 숨가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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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미 국무부 대북대표(왼쪽))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대표




◇영변 핵폐기+αvs종전·연락사무소+제제완화 '관건'

비건 대북대표와 김 대미대표의 의제 협상 본게임에선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이 테이블에 올려놓을 비핵화 핵심 의제로는 북한 핵의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 폐기와 검증이 꼽힌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쇄 및 검증도 협상 대상이다. 모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응조치를 전체로 이행을 공언했던 비핵화 조치들이다.

미국은 영변 핵 폐기의 대가로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새 북미 관계와 항구적 평화체제로 가는 초입 단계의 상응 조치들이다.

협상의 성패는 영변 핵 폐기를 넘어서는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제제완화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영변 외 우라늄·플루토늄 농축 및 재처리 시설 해체 등이 비핵화 의제로 오를 수 있다.

◇文 "남북경협 활용" 요청, 금강산 재개 논의 가능성

미국이 남북경협 카드를 내밀지도 관심거리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남북경협 등 한국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중재자로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남북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금강산 관광"이라고도 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장 제재 빗장이 풀리지 않더라도 국제사회와 미국의 독자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가 상응 조치로 논의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이 합의문에 반영될지도 주목거리다.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과 관련해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라면서도 "(핵·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북핵의 완전 폐기는 어렵겠지만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해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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