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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팝업TV]'눈이 부시게' 김혜자의, 김혜자에 의한, 김혜자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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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김혜자 / 사진=민선유 기자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눈이 부시게’를 보면 ‘역시 김혜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 김수진)에서 그려지는 사랑은 애틋하다. 갑작스럽게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늙어버린 25살 혜자(김혜자/한지민)가 준하(남주혁)을 향해 보내는 사랑도, 갑자기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빠(안내상)에게 보내는 사랑도 너무나 애틋하다.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흐뭇해진다.

사실 ‘눈이 부시게’의 설정은 무지막지하게 보일 수도 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낡은 시계 하나를 주운 혜자가 시간을 돌릴 때마다 그에 비례하여 몸을 늙게 된다는 설정이 특히 그러하다. 또한 이러한 설정은 그간 많은 드라마들에서 시도되어온 타임 리프를 연상케 만들기도. 하지만 ‘눈이 부시게’는 앞서의 드라마들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가졌다.

아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돌리다 혜자가 갑자기 70대 노인이 되어버린 것. 그렇게 혜자는 시계를 내던지고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가족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코미디였고, 그러면서 상처를 받는 혜자의 모습은 비극이었다. 코미디와 비극, 이 극단의 상황이 한 드라마에서 어우러진다. 그러면서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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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눈이 부시게' 4회 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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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 당시 “이번 촬영을 하면서 정말 눈물을 많이 흘렸다”는 남주혁과 “저는 저희 드라마가 엄청 재밌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다”는 손호준의 말이 엇갈렸던 점이 그 비법이다. 상황은 상황대로, 배우들은 배우대로 각자 맡은 롤이 있다. 손호준이 극의 활력을 담당한다면 남주혁은 늙어버린 혜자의 애틋함을 자극한다. 맡은 롤이 충실하니 드라마 또한 단단해진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인물은 역시 혜자다. 한지민이 25살의 혜자를 연기했고, ‘국민 배우’ 김혜자가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70대 노인 혜자를 연기한다. 3회에서 완전히 롤의 배턴이 한지민에게서 김혜자에게 넘어갔고, 이야기의 중심에는 김혜자가 자리하게 됐다. 그리고 김혜자는 모습은 70대 노인이지만 그 속의 인물은 25살인 점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을 시청자들에게 마땅하게 이해시킬 수 있었던 것도 김혜자의 공이 컸다. 그간 ‘국민 엄마’라는 별칭을 들어왔던 김혜자는 ‘눈이 부시게’를 통해 ‘국민 여동생’, ‘국민 여친’으로 거듭났다.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연기공력과 20대의 혜자를 연기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 연구를 이어온 김혜자의 남다른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구석이다.

그렇게 김혜자의 열연과 상황이 주는 애틋함, 웃음, 공감이 어우러진 ‘눈이 부시게’는 단 4회 방송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꽉 사로잡았다. 지난 11일 전국 유료가구 기준 3.2%(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로 첫 방송을 마쳤던 ‘눈이 부시게’. 하지만 지난 19일 방송된 4회는 이보다 2.2%P 상승한 5.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점점 더 시청자들이 ‘눈이 부시게’에 빠져들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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