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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홍석천도 폐점한 것 봐라" 외식업 10명 중 9명 임차인…임대료 폭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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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음식점 외 업종…평균 91.6% 사업장 빌려 영업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임대료 폭탄…영세 자영업자 타격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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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명동에서 19년째 분식집을 하고 있는 김현동(48ㆍ가명)씨는 요즘 한숨이 부쩍 잦아졌다. 얼마전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인상률 가장 높은 지역이 명동이었기 때문. 김 씨는 "그나마 중국인들이 많이 왔을 때는 임대료가 높아도 감당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장사도 안되는데 임대료까지 또 오르면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잘나가는 연예인인 홍석천씨도 임대료 때문에 가게 문을 닫았다는데 영세한 우리가 어떻게 견디겠냐"고 울먹였다. 앞서 홍 씨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태원 음식점 두 곳을 잇따라 폐업했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도한 월세 인상을 지적한 바 있다.


공시지가 인상 후폭풍에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임대료 추가 부담 가능성이 커져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외식업 자영업자 10명 중 9명이 임차인으로 나타나 세부담에 따른 줄폐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진다.


2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외식업 경영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중 사업장을 빌려 쓰고 있는 비중은 85.5%로 집계됐다. 일반음식점의 사업장 임차 비중은 79.9%였다. 일식(96.6%)과 기타 외국식(94.9%) 업체들의 임차비중이 중식(78.6%)과 한식(78.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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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음식점 외 업종의 임차비중은 더욱 심각했다. 전체 평균 91.6%가 사업장을 빌려서 영업했다. 주점업(95.9%)과 피자ㆍ햄버거ㆍ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94.3%), 제과점(92.6%) 등 외식업체들의 사업장 임차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출장ㆍ이동음식점업(73.6%), 기관 구내식당업(59.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업장을 빌려쓰는 업체들의 대부분은 영세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1억~5억원 미만(89.7%)이 대부분이었다. 5억원 이상 업체도 77.5%에 달했다.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임대료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영세 자영업자의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당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경언(50ㆍ가명) 씨는 "공시가격이 오르면 세금이 오르고, 건물주는 세 부담을 임대료로 충당할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임대료 인상이 연 5%로 제한되는데다, 계약갱신청구권이 10년으로 늘어나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중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수진(48ㆍ가명)씨는 "10년간 보증금과 월세를 5% 이상 올릴 수 없다면 건물주 입장에선 새로 계약을 하거나 재계약을 앞둔 이들은 당장 임대료가 급격하게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 5% 숫자만 아니면 되기 때문에 직전까지 올릴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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