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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브렉시트로 英 자동차 산업 무너질판… 혼다, 年 16만대 생산 공장 문닫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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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등도 이전·투자 축소 추진

브렉시트(Brexit)를 앞두고 일본 자동차 회사 혼다가 영국에서 생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닛산·도요타·BMW·재규어랜드로버 등도 줄줄이 영국 내 투자·생산을 취소하거나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혀 영국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혼다는 오는 2022년 런던 서부 스윈던에 있는 공장을 폐쇄할 예정이다. 1992년 완공된 이 공장은 소형 승용차 시빅을 중심으로 지난해 16만대를 생산했다. 이 공장이 폐쇄되면 일자리 3500개가 사라진다. BBC는 "혼다가 스윈던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일본 내에서 만들 예정"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물류비용이 상승해 영국 내 생산이 부담스러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혼다의 철수 소식은 닛산이 주력 SUV인 'X트레일'의 신모델을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생산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고 일본에서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도요타도 작년 말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 중부 버나스턴에 있는 공장에서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독일의 BMW그룹은 소형차 '미니'를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옮겨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고, 미국의 포드는 영국 내 엔진 생산 시설을 축소시켜 일자리를 400개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영국 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는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45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영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영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BBC 라디오에 출연한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폐쇄될 공장의) 근로자와 가족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고 부품 공급망, 자동차 유통망에도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지난해 약 152만대로 전년도보다 9%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도 생산량이 추가로 줄어들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자동차 업체 중 롤스로이스와 미니는 독일 BMW가, 재규어랜드로버는 인도 타타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등 해외 자본이 영국의 자동차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3월 29일 브렉시트가 이뤄진 이후 상황에 따라 영국을 떠나는 결정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언론은 내다보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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