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대 달ㆍ행성 연구소(Lunar and Planetary Laboratory) 연구진이 화성 남극의 지하에 호수가 있다면 이는 화성이 여전히 활성화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마스 익스프레스' 탐사위성이 찍은 화성 남의 극관(Ice Cap). [사진 E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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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대 달·행성연구소가 진행한 이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 최신호에 게재됐다. 지진·화산이 발생하는 등 화성의 지질이 여전히 활성화 상태일 경우 액체 상태의 물이 더 널리 분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생명체를 찾을 가능성도 더 커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MARSIS 음향탐사 레이더를 이용해 화성 남극의 극관 아래 액체를 밝혀낸 작업을 재현한 것. 당시 지하 1.5km 아래에 폭 20km의 액체 호수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됐지만 영하 70도의 온도에도 액체인 이유는 충분히 설명되지 못했다. [유럽우주국(E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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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7월 이탈리아 국립천체물리학연구소(INAF)를 비롯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화성 남극의 ‘남부평원(Planum Australe)’ 1.5㎞ 지점에서 지름 20㎞ 규모의 호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 위성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2012년 5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결과였다.
마스 익스프레스의 화성 남극 극관 아래 물 탐사 방법. MARSIS는 저주파의 전자기파를 화성 표면을 향해 쏜 뒤 되돌아오는 파장을 분석해 화성 지하의 상태를 추정한다. [그래픽제공=Sci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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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INAF 등 연구진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당시 화성에 과염소산염 등 염분이 많아 물의 어는점이 0도보다 훨씬 낮고, 얼음층의 높은 압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모두 추정이었다. 과염소산염은 구성 성분에 따라 물의 어는점을 -69℃에서 -75℃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의 물 속 염분 구성과 농도 그리고 이에 따른 열 유속(mW/m2) 필요분을 계산한 그래프. 연구진은 염분 농도에 상관없이 화성 남극 지하의 물이 액체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자료제공=애리조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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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연구 결과 이 지역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염분 함량과 관계없이 국지적으로 더 많은 열이 필요하다”며 “열 부족분은 지하의 마그마굄(Magma Chamber)이 공급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그마굄은 많은 양의 마그마가 지하에 저수지처럼 고여있는 것을 말한다. 남부평원의 마그마굄 위치는 액체가 있는 지점 아래 10㎞에 위치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가장 유리한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최소 72mW/m2의 열 유속(Q)이 필요하고 순수한 물일 경우 약 204mW/m2의 열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지하 10km 지점에 마그마 굄이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자료제공=애리조나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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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연구자인 알리 브람슨 박사는 “오늘날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지하에서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고 있었을 것”이라며 “화성에서 마그마 작용이 폭넓게 진행된다면, 지하에서 얼음이 더 광범위하게 녹아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성의 실제 지진 활동 여부는 지난해 말 지진계와 지열측정 장비를 갖고 화성에 착륙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의 활동을 통해 조만간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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