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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차값은 300만원인데 대출은 500만원?..'오토론'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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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주명호 기자] ['요지경' 오토론, 중고차 대출한도를 신차가격으로..은행 오토론은 이달부터 저연령·저신용자 한도제한]

머니투데이

“중고차 가격은 300만원인데 오토론 대출액은 500만원?”

중고차 구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오토론’ 시장이 갈수록 혼탁해지면서 차값을 훨씬 웃도는 ‘뻥튀기’ 대출 때문에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오토론 대출한도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신차 구입자금을 대출해 주는 은행권 오토론은 부실우려가 큰 25세 이하나 저신용자의 대출한도를 종전 대비 30% 가량 축소했다.

18일 금융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해 중고차 금융시장 현황을 점검한 결과 일부 중소형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중고차 차량가액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오토론 대출이 이뤄졌다. 일부 캐피탈사는 중고차 구입자에게 신차 가격 수준의 대출을 해 주는 영업도 했다.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 상품은 할부금융과 오토론 등으로 나뉜다. 2017년 기준 할부금융 시장은 18조5000억원, 오토론은 12조원으로 추정된다. 할부금융은 주로 신차 구입자금으로 쓰인다. 금융회사가 직접 자동차 제조사에 대출금을 이체해 주고 차량 구매자가 대출액을 나눠 갚는 식이다. 여신금융업법상 할부금융 한도는 차량가액에 차량구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 등 부수비용을 얹은 수준으로 제한된다.

반면 오토론은 주로 중고차 구입자금 용도로 쓰이는데 사실상 대출한도 제한은 없다. 중고차 차량가액은 신차와 달리 ‘공정가액’이 없는 만큼 매도자나 매수자가 ‘부르는 가격’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어서다. 이런 문제 때문에 대형 캐피탈사는 매매업체가 정한 중고차 가격을 자체 데이터베이스(DB)와 비교해 가격 ‘뻥튀기’가 없는지 확인하고 대출자의 신용도를 고려해 대출금액을 정한다. 하지만 소규모 회사들은 이 같은 DB가 축적돼 있지 않은 데다 고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차량가액을 웃도는 대출 영업을 할 유인이 크다. 자동차 담보대출인 오토론을 신용대출처럼 판매한다는 의미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시장이 혼탁해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중구난방이고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며 “오토론 영업 시 중고차량 가격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고 선제적으로 개선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신차 구입자금용 ‘오토론’은 이달부터 대출한도가 일부 제한된다. 은행들은 25세 이하나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게 오토론을 대출해 줄 때 차량가액의 80% 이내로 한도를 줄였다. 기존엔 세금 등 부대비용을 포함해 차량가액의 110%까지 대출을 해 줬다.

은행 오토론은 캐피탈 상품과 달리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끼고 판매되는데, 청년층과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갚지 않은 경우가 속출하면서 보증손해율이 100~300%까지 치솟았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면 적자다. 이에 서울보증이 일부 대출자에 한해 한도를 제한토록 은행에 제안한 것. 금감원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오토론도 은행처럼 차량가액에 맞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대출한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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