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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웨스트햄 한 달' 조소현 "지금도 꿈꾸는 듯…많이 왔으면"[단독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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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소현이 2019년 2월18일 영국 런던 러시그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FA컵 여자부 16강전 허더즈필드 타운과 경기 뒤 본지와 단독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런던=스포츠서울 이동현통신원]“지금도 꿈꾸는 것 같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엔 현재 4명의 한국 축구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남자 선수 중엔 기성용(뉴캐슬)과 손흥민(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에 더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조소현(웨스트햄 위민스)가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알리고 있다. 그 중 여자대표팀 주장을 오랜 기간 맡고 있는 조소현은 노르웨이를 거쳐 지난달부터 런던 연고 웨스트햄에 입단, 가장 최근 잉글랜드에 합류한 선수가 됐다.

A매치 116경기에 출전, 한국 여자 선수론 태극마크를 달고 가장 많이 뛴 조소현은 관록을 앞세워 웨스트햄 내 중심으로 부상했다. 그는 지난 18일 영국 런던 러시그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FA컵 16강전 허더즈필드 타운에서도 90분을 다 뛰고 팀의 8-1 대승에 공헌했다. 경기 직후 팬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린 그를 만났다. 웨스트햄 특유의 자주색 유니폼이 잘 어울렸다. 조소현도 ‘런던 라이프’를 꽤 즐기는 모습이었다.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그는 “실력 좋은 선수들이 이렇게 나와 한국 여자축구를 알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 골은 넣을 수 있었는데(반대편에서 날아온 볼을 조소현이 넣을 듯 했으나 리안 키어난이 먼저 차 넣었다).

애들이 마지막에 모여 얘기했을 때 “리안이 골 넣었다”고 했더니 “오~” 하더라. 리안(이날 해트트릭)이 골을 더 넣고 싶었나 보다. 누가 넣으면 어떤가. 난 항상 어려운 골을 넣고 그랬으니 다음에 멋있게 넣자라고 생각했다.

-잉글랜드 와서 한 달이 지났다.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다. 노르웨이 갔을 때도 ‘내가 유럽에서 뛰고 있나’라는 게 꿈 같았다. 지금도 꿈꾸는 것 같다. 잘 적응하고 있구나란 생각도 든다. 처음엔 어떻게든 영국에 가자는 생각만 했고, 마침내 왔다. 우리 팀 스태프나 선수들이 자신의 일을 프로 의식을 갖고 너무나 잘 하고 있더라. ‘여기 정말 잘 왔다.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잉글랜드 여자 축구가 마침 발전하고 있다. 4년 전 여자 월드컵 4강에도 올랐고.

가까운 일본은 패스 축구도 잘 하지만 세밀한 훈련을 많이 한다. 노르웨이는 북유럽이라 영국보다 몸싸움을 더 잘 한다. 골격도 달라서 부딪히면 아프다. 나도 한국에선 몸싸움에 강했는데 노르웨이에선 멍이 많이 들었다. 영국은 현대 축구 느낌이다. 빌드업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역습 때 쭉 밀고 올라가는 템포가 좋다. 압박도 금방 들어온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외국으로 나오면 잘 할 것으로 본다. 기술이나 체력, 몸싸움도 괜찮다. 장점을 고루 갖고 있다. 잘 하는 애들이 해외에 나와 한국에 이렇게 좋은 여자 선수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

-영국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 받을 때가 있나. 프리미어리그도 보나.

잘 모르겠는데…(웃음). 애들이랑 밥 먹으러 시내 나가면 런던 같다. 신기하기도 하다. 남자 경기 볼 때도 있다. 얼마 전 리버풀과 웨스트햄이 1-1로 비긴 경기를 재미있게 봤다. 모하메드 살라가 어떨까 궁금하긴 했다. 웨스트햄이 너무 잘 했다. 이겼어야 했는데….

스포츠서울

조소현이 18일 끝난 잉글랜드 FA컵 16강전 허더즈필드전을 이긴 뒤 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런던 | 이동현통신원



-지소연과는 자주 만나나.

(같은 런던이지만)지역이 좀 다르다. 소연이는 남서쪽이고, 난 아예 동쪽이다. 맨날 공항에서 만나는 것 같다. 내가 이사하면 초대하고, 나도 거기로 가보려고 한다. 도움은 많이 된다. “언니, 여기 추워요. 장판 갖고 와야 해요. 물가 비싸요. 집세 비싸요. 상상도 못 할 정도입니다”라는 말을 웃으며 한다. 축구 관련해선 “일단 와 봐요, 언니”라고 했다. 소연이가 골 넣고 하니까 너무 보기 좋다. 소연이도 넣고 손흥민 선수도 넣고 해서 ‘나도 꼭 넣어야지’ 했는데 (오늘)앞에서 채 갔네? 나도 발을 뻗었는데….

-프랑스 월드컵 4달도 안 남았는데.

우리나라가 프랑스, 미국, 일본, 독일처럼 톱팀은 아니다. 어딜 가도 힘들었을 것이다. 프랑스랑 개막전도 하게 됐다. 다른 나라는 경험한 적이 없을 텐데 부담은 되지만 기대가 된다. 노르웨이는 딱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르웨이 친구에게도 연락이 왔다. 대진표 보더니, “야 우리 붙었어”, “나도 알아” 이런 말을 주고 받랐다. 힘들 수 있겠지만 선수들이 잘 하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다. 지난 달 중국 대회 준우승했지만 경쟁도 붙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잘 해서 동기부여도 된다. 빨리 월드컵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쭉 올라갔으면 좋겠다.

-여자대표팀 신구 조화가 잘 됐다고 한다.

누가요? 조화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뽑혔을 때, 많이 어리니까 경험도 없고, 그러다보니 언니들과 공 차면서 자기 실력 보여주기 어렵다고 해야 하나. 소집되고 경쟁도 붙고 하니까 애들이 적응을 잘 하고 있다. 잘 따라주고 있다. 그 선수들도 욕심갖고 하니까 보기 좋다. 언니들도 어린 선수들이 잘 하니까 좋게 생각한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와서 응원해주시면 더 감사할 것 같습니다. 못 오셔도 멀리서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면, 선수들도 잘 할 자신 있으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자축구 많이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여자축구는 언제하고, 알았으면 좋겠고, 많이 응원해주세요. 웨스트햄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제가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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