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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해찬 왜 유공자 됐나…'5.18 망언' 진실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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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폄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과거에 숱한 법정 공방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군 개입’ 등 지만원씨의 주장은 법원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온 뒤에도 반복 재생되고 있다. 지난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ㆍ이종명ㆍ김순례 의원이 촉발한 5·18 폄훼 논란과 맞물려 최근 온라인에서 유통되고 있는 대표적인 주장들을 팩트체크했다.

◇논란 1. “‘북한군 개입’ 주장한 지만원은 무죄”
중앙일보

지만원씨가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5.18 북한군 개입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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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씨가 5ㆍ18 민주화운동을 왜곡ㆍ비방한 글을 인터넷에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적은 있다. 그는 2008년 1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5ㆍ18은 김대중이 일으킨 내란사건”“북한의 특수군이 파견돼 조직적인 작전지휘를 했을 것이라는 심증을 갖게 됐다” 등의 글을 올렸다. 1, 2심은 무죄를 선고했고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2012년 확정됐다. 그러나 판결 요지는 지씨 주장이 사실이라는 게 아니라 반대로 주장의 허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원은 “5ㆍ18민주화운동은 이미 그 법적ㆍ역사적 평가가 확립된 상태여서 지씨가 올린 게시물을 통해 5ㆍ18민주유공자나 참가자들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평가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게시물이 5ㆍ18 민주유공자 등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지씨는 또 다른 유사 사건에서는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지금도 5ㆍ18 단체 등의 고소ㆍ고발 사건이 진행 중인 상태다.

◇논란 2. “광주에 가지 않은 이해찬이 왜 5ㆍ18 유공자?”
중앙일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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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의원은 5ㆍ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면서 광주에 있지 않았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떻게 유공자가 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5ㆍ18 유공자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국가보훈처의 해명이다. 5ㆍ18 민주 유공자의 대상 요건은 ▶5ㆍ18민주화운동 시 사망한 사람 또는 행방불명된 사람 ▶5ㆍ18민주화운동으로 부상당한 사람 ▶그 밖의 5ㆍ18민주화운동으로 희생한 사람 등이다. 이 대표는 세 번째 그룹에 포함된다. 그는 1980년 9월 17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10년형을 선고받았다(2003년 재심에서 무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은 1980년 신군부세력이 김대중 등이 북한의 사주를 받아 내란 음모를 계획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일으킨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한 일이다. 이 대표는 당시 서울대 복학생으로 복학생 회의를 열어 제 2광주사태 유발을 선동한 혐의를 받았다.

◇논란 3. “5ㆍ18 유공자들이 6ㆍ25 참전용사보다 더 큰 혜택”
중앙일보

광주광역시 망월동 묘역.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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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유공자들이 받는 혜택과 6ㆍ25 참전유공자 등 타 국가유공자들의 혜택은 동일하다는 게 5ㆍ18기념재단의 설명이다. 5~10%의 취업 가산점도 마찬가지다. 재단 측은 “각종 가짜뉴스에서 주장하는, 적게는 3만 명에서 많게는 70만 명이 5ㆍ18로 가산점 혜택을 받는다는 건 명백한 거짓”이라고 밝혔다. 가산점은 5ㆍ18 유공자 중에서도 장해 11급 이상자 587명과 그 자녀들에게 적용된다. 실제 가점을 받아 공무원 등에 취업한 사람은 2017년까지 누적 391명이라고 한다. 이는 전체 수혜자(3만2751명)의 1.2%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국가유공자의 자녀들은 유공자가 사망한 경우 10%의 가산점을, 사망이 아닌 부상이나 공상의 경우 5%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 시험 10%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가족은 전몰군경의 유가족이 3만653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순직 군경(1만7108명), 순국선열 (8736) 순이다. 518 유공자 유가족은 18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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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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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4. “보훈처가 5ㆍ18 유공자 명단만 숨겨”
중앙일보

광주광역시 서구 5·18기념공원 내 추모공간에는 약 4300명의 5·18 피해자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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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유공자의 개인 정보는 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게 국가보훈처의 입장이다. 김순례 의원은 “‘5ㆍ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이라는 표현으로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일부 시민들이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낸 ‘5ㆍ18 유공자 명단 및 공적 내용 공개 행정소송’에서 “명단 공개는 사생활 침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5ㆍ18 유공자들의 사망ㆍ행방불명 경위, 부상, 치료내용, 죄명과 복역 기간 등을 공개하는 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5ㆍ18민주화운동 보상자 명단이 이미 광주 서구 5ㆍ18 기념 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의 벽면에 기록돼 있어서 이미 명단이 공개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도 있다. 1999년 12월 완공된 이 공원에는 휴대전화 크기의 검은 색 돌판 약 4300개에 가나다순으로 이름이 새겨져 벽면에 붙어 있다.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이 이뤄진 피해자들의 명패를 공원 조성 때 설치한 것이다.

◇논란 5. “왜 계속 5.18 유공자 늘어나나”
중앙일보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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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224명이었던 5·18 유공자는 현재 4415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사망자나 행방불명자가 181명, 부상자 2762명(본인 2289명, 유족 473명), 기타 희생자 1472명(본인 1327명, 유족 145명)이다. 5·18 유공자 심사는 5·18 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위에서 담당한다. 위원회는 광주시장(위원장)·전남대 총장ㆍ전남지사ㆍ광주지검장ㆍ광주교육감ㆍ광주지방노동청장 등 6명을 당연직 위원으로 한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보수진영 일각에선 “주로 광주지역 유지들이 심사를 하다보니 선심성으로 심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과거에 허위로 5·18 피해자 서류를 꾸몄다가 검찰에 적발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광주시 관계자는 “1990년 피해보상법이 제정된 이후 7차까지 보상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피해 사실이 나오거나 추가로 입증돼 보상자가 누적된 것이며 심사는 엄격하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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