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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김병준 빨갱이·문재인 탄핵”···‘태극기’가 휩쓴 한국당 TK 연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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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등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8일 보수진영의 핵심 근거지 대구를 찾았다. 전대가 ‘5·18 망언’ 극우 행보와 태극기부대의 통제되지 않는 행태로 당 안팎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책임당원 30%가량을 차지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TK(대구·경북) 현장의 퇴행적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여론조사상 정당 지지율 추락도 재확인되면서 ‘역컨벤션 효과’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대구 엑스코에선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 TK 합동연설회는 태극기집회 현장을 방불케 했다. 특히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객석의 3분의2 가량을 차지하고 열띤 유세를 벌였다. ‘한국당은 광주의 망령 범죄집단의 하수인인가’ ‘자위권 차원에서 5·18 발포는 정당했다’ 등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극단적 내용이 담긴 현수막·팻말도 눈에 띄었다. 우파 단체 ‘태사단’(태극기를 사랑하는 단체)은 연설회장 밖에 대형 태극기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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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의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가 열린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가 깔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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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러 연단에 서자마자 “나가라” “빨갱이” “탄핵부역자” 등 고성과 욕설이 쏟아지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 “조용히 해달라”고 맞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김 위원장이 ‘5·18 망언 파문에 휩싸인 의원들을 징계 시도한 것에 김 후보 지지자들이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결국 김 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쥔 채 1분여간 연설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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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일부 당원의 야유가 쏟아지자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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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설자로 나선 김진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제일 두려워 하는 후보가 누구겠는가. 왜 저 김진태를 끌어내리려고 난리겠는가”라며 “종북저격수 김진태는 좌파정권의 생리를 가장 잘 알아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의 환호를 두고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게 당심이자 민심이다. 언론이 아무리 외면하려고 해도 막을 수 없다”며 주장했다.

‘개혁보수’를 내세운 오세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이 표를 주느냐”며 ‘박근혜 극복’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황교안 후보를 겨냥해 “탄핵 총리로는 수도권은 필패”라며 “이미 일각에선 또 다른 친박신당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친박논쟁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권에 대한 투쟁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지나치거나 실수하면 5·18 논란처럼 거대한 역풍을 불러올 뿐”이라고 했다.

대세론의 황교안 후보는 경제 문제에 집중했다. 황 후보는 “전국 예산이 다 늘었는데 TK 예산만 깎였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반토막이 났다. 울진 신한울 원전은 대통령 한마디에 ‘올스톱’ 됐다. 이 정권을 이대로 놓아둘 수 있느냐”고 했다. 청년최고위원에 나선 김준교 후보가 “문재인을 탄핵하라”고 말할 때마다 객석에선 김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탄핵하라”는 외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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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 엑스코 객석을 가득 메운 김진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 대구|허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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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당 전대 레이스는 점점 여론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7%포인트 떨어진 25.2%로 집계됐다(자세한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특히 지역별 조사상 TK에서 전주 48.5%에서 34.9%로 13.6%포인트 하락해 ‘마이너스(-) 전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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